과연 혼자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그 이면에 피델리티만의 코디네이터 제도와 매니저 개개인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 코디네이터는 매니저의 일정(기업방문, 면담, 해외포럼 등)을 조정해 주며, 매니저는 일정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운용에만 전념하면 된다. 아울러 매니저는 방문 후 파악한 결과에 대해 운용관련 인력과의 미팅브리핑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

김태우 매니저는 [세븐일레븐]이라는 말이 생활화되어 있다. ‘7시 출근, 11시 퇴근’  이 과중한 업무가 생활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생활화한다는 것은 특수한 경우만 잠시하거나 단기적으로 충동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하게 일상 속에 녹아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많은 돌을 뒤집어 보는 사람이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평범한 이야기 속에 진리가 있다. 주식의 기본은 기업분석이다. 이를 위해 피델리티는 그들만의 방식을 고집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매니저가 기업 방문을 장 종료 이후에 하는데 반해, 피델리티는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30%싸게 사기 위해서 굳이 시장을 매일 쳐다볼 필요가 없을테고, 많은 기업을 방문, 보석을 발견하려면 그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델리티 인력으로만 구성된 탐방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김태우 매니저도 과거보다 장중에 모니터를 덜 본다고 한다. 누구보다 많은 돌을 뒤집어 봐야 하기 때문에 모니터 보는 시간을 보석을 발견하는 일에 투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잦은 시장 대응에서 벗어나 큰 흐름을 보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된다.

[Global Research 네크워크!!]

2005년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은 ‘스탭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데 수상의 영광은 자신에게만 돌아온다’고 수상소감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차려놓은 밥상을 어떻게 맛깔 나게 먹느냐는 황정민만의 노하우다. 아무리 잘 차려놓은 밥상이라도 그만한 노하우가 없다면 스탭들 노력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황정민의 수상소감을 보면서 문득 피델리티 생각이 났던 것은 비슷한 운용구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 운용사인 피델리티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 국내담당 운용역은 김매니저 1명뿐이었고, 리서치 인력은 2명이었다. 지금도 서브매니저가 1명 충원됐을 뿐이다. 아무리 피델리티이지만 날고 기는 재주가 없는 한 그 인력으로 수 많은 인력을 보유한 운용사를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 이러한 부분은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로 해결한다고 피델리티는 말한다.

일단 피델리티가 한국에 상륙하지 않았을 때(즉, 한국인 매니저가 없었을 때)에도 피델리티는 한국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고, 지금도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김매니저를 지원하고 있는 리서치 인력은 홍콩에 10명, 한국에 2명 총12명이다. 특히 홍콩리서치 인력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총괄한 리서치가 핵심이다.

피델리티는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하는 NHN이 중국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국내 리서치 인력은 중국의 게임이나 포탈시장에 대해 파악이 어려울 수 있으나, 홍콩에 있는 피델리티 리서치 인력은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을 하기가 용이하다. 아울러 김매니저가 전세계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정보를 알고 싶다면 같은 지역이 아닌 일본이나 미국 등 전세계 리서치인력과 의견교환도 가능하다. 다른 업종의 경우에도 한국만이 아닌 타 지역과 연계된 리서치 자료활용이 가능하다.  긴밀해져 가는 한국과 세계 시장 경제에서 노련한 경험을 가진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는 피델리티의 큰 자랑거리다.

한편, 피델리티는 홍콩에서 커버하기 어려운 섹터에 대해서는 한국내 리서치 전담인력(2명, 내수소비재, 핸드폰부품, 건설 등)을 두어 담당케 하여 대형주에서 미처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배려했다는 것도 피델리티가 한국시장에 대해 치밀한 분석을 했다는 것을 생각케 한다.

영화배우 황정민식 방법으로 표현하면 피델리티 리서치 인력은 1,2,3,4,5등급으로 표시된 음식을 등급산정 이유와 함께 수시로 포트폴리오 매니저 앞에 제시한다. 매니저는 등급을 감안하여 자신만의 노하우로 효용이 높은 음식을 잘 조합해가며 배를 채운다. 해당 음식에 대한 등급은 3개월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표시하며, 선택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매니저 책임이지만, 매니저는 리서치 자료원에 대해 기여도 등을 평가하므로 리서치인력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

잘 차려진 음식(리서치)으로 포트폴리오를 잘 조합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한국내 매니저는 누굴까? 피델리티는 최초로 김태우 매니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확신을 믿고 있고 김 매니저는 짧지만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화목한 가정]

피델리티는 10년 가까이 마젤란 펀드를 운영해 온 로버트 스탠스키 대신에 같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해리 레인지를 선임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 펀드 성과도 일부 부진했지만, 로버트 스탠스키는 운용 때문에 그 동안 소홀히 했던 가정을 찾아간다고 하는 김매니저의 말 속에 부러움이 숨겨져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에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냐고 물어봤다. 입가에 웃음이 돌며 ‘집에 가면 장모님께서 담아주신 매실주가 있습니다. 샤워 후 매실주 한 잔 기분이 좋으면 두 잔 먹고 나면 싹 풀립니다’ 김매니저는 주말에는 교회에 열심히 나간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골프와는 거리가 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고 했다. 고객재산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업무를 맡은 이상 인생의 업보로 여기고 즐기며 생활하고 있는 김매니저와 딱맞는 생활신조로 생각되며, 절제된 생활태도와 노력으로 김태우 매니저가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매니저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제로인펀드투자자문 자문팀 우현섭(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