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어의 모자이크 슈팅

김기봉 감독과 코칭 스텝이 주안점을 둔 것은 선수 전원의 멀티플레이어화. 계속된 죽음의 트레이닝! 그러기를 1여년. CJ의 모든 선수들은 훌륭한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났다. 선봉에 선 선수는 1팀의 이승준 주장(주식 1팀장).  

이 선수는 자기만의 독특한 모자이크 슈팅을 개발, 작년 10월 설정된 ‘CJ행복만들기주식 1’ 이후 줄곧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모자이크는 조각조각을 모아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운용업계에서도 이 개념을 도입해 모자이크 이론(Mosaic Thoery)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관계 없어 보이는 정보를 모자이크를 붙이듯 연결해 하나의 완성된 투자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이 이론은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내부자 정보 등 불법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리서치에 의해서만 투자 기회를 창출했다는 것을 증명할 때 중요한 논리적 배경이 되는 이론이다.
 
이팀장은 기업 탐방을 일주일에 4번은 간다.(전문 애널리스트가 아닌 매니저가 한 주에 2번 탐방하는 것도 상당히 부지런한 축에 속한다.) 이렇게 많이 나가니 보고 듣는 것 또한 많다. 오히려 떡보다는 떨어지는 콩고물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꿸 능력이 없으면 아무리 보석이라도 흐트러져 있는 구슬에 불과할 뿐이다. 이 팀장은 흐트려져 있는 정보 하나 하나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들어 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후방 산업에 대해 꽉 꿰차고 있어야 한다. 일단 정보의 씨앗을 발견하면 그것을 밤새 파고든다. 이렇게 발견한 종목들을 갖고 포트폴리오 중 그에게 주어진 8% 범위 내에서 배팅을 한다.

각 운용사마다 조직 특징이 있다. 리서치와 매니저를 분리한 경우도 있고, CJ운용처럼 섹터매니저 제도를 도입한 경우도 있다. 섹터매니저는 매니저가 애널리스트 역할을 겸하는 것을 말한다. 축구 경기가 선수 한명만으로 되는 게 절대 아니듯 한 명의 매니저가 모든 섹터를 다 커버할 수 없다. 매니저들이 각자 담당한 섹터에서는 최고의 권력을 행사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운용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CJ운용은 여기에 히딩크식 발상을 가미, 각자 맡은 섹터를 6개월에 한번씩 로테이션 함으로써 멀티플레이어를 키워낸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 가장 큰 단점은 한 섹터에 통달한 달인이라도 다른 섹터를 맡으면 감 잡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몇 번 순환매(?)를 하고 나면 주요 섹터에 대해서는 준 전문가 이상은 된다. 설령 생소한 섹터를 맡았다고 해도 큰 걱정은 없다. 통달한 달인과 비통달 달인이 짝을 이뤄 섹터를 커버하기 때문이다.

이팀장은 IT섹터와 코스닥 종목에 특화 돼 있는 매니저다. 최근에는 2팀장과 서로의 섹터를 교체, 지금은 자동차조선, 유통, 서비스 등을 맡고 있다. IT와 코스닥 종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섹터매니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흐름이 끊길 염려는 적다.

CJ 선수들은 땡볕에 한 없이 굴려대는 감독과 코칭 스텝이 밉다. 하지만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으니 실전 못지 않은 주말경기도 그다지 싫진 않다. 이 매니저는 ‘94년 당시 제일투자신탁 조사분석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한번도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다. 2003년 셋톱 박스 슛팅에 실패했을 때는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CJ는 영욕의 세월을 모두 같이 했던 또 하나의 내 반쪽인 것을. 이젠 같이 ‘행복 만들기’만 남았다.

<정승혜, CFA>(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