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경험 사이 >

NH-CA운용의 김성욱 팀장은 ‘기회는 찾는 자에게 온다’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다. 찾음에 대한 열정은 그의 면면에서 풍겨져 나온다. 열정은 에너지의 발로이다.
그는 마치 응축된 에너지가 온 몸을 뒤덮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는 자기의 힘을 못 이겨 언제든 그의 몸을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것 같다.
그의 이러한 정열은 그가 선택하는 어휘와 억양, 순간순간 뿌려지는 인상, 저돌적인 자세, 상대를 대하는 태도 등 그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분출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러한 정열은 펀드매니저로서의 그의 생각과 행동으로 나타난다. 어쩌면 그의 운용 스타일과 비교하면, 대표 펀드격인 ‘농협CA아이사랑적립주식’의 펀드명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김 팀장의 성향이 단순한 무모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그는 기본적인 것에 매우 철저하다. 종목 선택에 대한 자기만의 흔들리지 않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시장 성장률(market growth rate)을 상회하고 합리적인 가치(reasonable valuation)를 가진 종목’에 투자한다. 사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여느 펀드 매니저와 차별화될 만한 선택 기준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이 있는가와, 그것을 구체화할 기준과 그 기준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있는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는 이러한 종목 선택을 위해 ‘기업의 성장률이 성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 중 향후 2년내 시장평균을 상회할 수 있는 종목’, ‘PBR이 1배 미만인 종목중 구조적으로 ROE가 개선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한다고 못 박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데이터를 계량화하고 자신의 밸류에이션 및 종목 선택 원칙을 고수한다.

김 팀장의 특징 중에 하나는 종목 선택에 있어 자신만의 노하우가 반영된 Target Price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Target Price 도출 산식에는 EPS, 시장 밸류에이션, 성장률, 질적인 요소, 시장성장률이 정형화된 형태로 구체화되어 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외향적인 성향과 통계적 종목 선택 방법은 어쩌면 조화롭지 않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꾸로 철저한 자기 원칙하의 투자 때문에 오히려 그만의 자신감이 나올 수도 있다. 자기 투자 원칙에 대한 자신감이 운용에 반영되고 또 그것이 성과로 나타나면서 자신의 원칙을 더욱 굳건히 지켜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욱 팀장이 담당하는 펀드는 성장이 가미된 가치주형 성향의 펀드이다. 쉽게 말해 시장의 흐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철저한 종목 선택의 결과가 펀드 성과에 반영되는 스타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을 벤치마크로 하고 있는 이상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배제된 운용만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시장의 노예가 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성욱 팀장이 나름대로의 투자원칙을 가져갈 수 있었던 데는 NH-CA운용만의 운용 프로세스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NH-CA운용의 경우 다른 어떤 운용사보다 펀드매니저의 개인 역량이 펀드 성과에 많이 녹아들도록 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개인에 맞는 운용스타일을 설정해 주고 운용의 재량권을 가능한 한 많이 인정해 주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모델포트폴리오를 보유함으로써 펀드매니저의 색깔과 운용능력이 충분히 반영될 수록 한다.

펀드매니저로서 김 팀장의 경력은 그렇게 길지 않다. 오히려 다른 펀드매니저와 비교하면 매우 짧은 축에 속한다. 2006년 완전한 형태의 펀드매니저로서 머리를 올렸으니, 이제 2년 남짓한 기간이다. 그러나 2년 이전의 기간은 그에게 펀드매니저로서의 역량을 쌓기 위한 좋은 훈련 기간이 됐다.

그의 이력은 다른 매니저와 사뭇 다르다. 그의 첫 직장은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이었다. 비록 서울증권이 중소형사이지만 리서치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유혹했다. 서울증권에서 3년간 머물면서 그는 미디어, 엔터테이먼트 등의 업종을 담당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는 결정의 시간이 다가옴을 느꼈다. 좀 더 큰물에서 놀고 싶었던 것이다.
대형사 애널리스트로 갈 것인가,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매니저가 될 것인가 말이다.

그는 큰물로 옮겨가기로 결장한다. 그런데 그 큰물이 다소 의외인 국민연금이었다. 큰물 치고는 지나치게 큰물이었다. 국민연금에서 그는 철강, 화학업종을 담당했다. 국민연금에서 개인의 역할은 자신에게 맡겨진 섹터에 철저히 제한된다.
또 3년이 흐르자 그는 고민이 쌓였다. 이젠 자신의 역량이 발휘되는 펀드를 운용하고 싶었던 것이다. 애널리스트가 몸의 한 부분만을 줄기차게 파헤치는 것이라면 펀드매니저는 몸 전체를 관리 하는 것이다. 그는 몸 전체를 관리하고 싶었다.
생각하면 결국에는 행동으로 옮겨지게 된다. 본인이 미적미적 거릴 때에는 주변 환경이 오히려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NH-CA운용은 그의 인생의 또 다른 파트너가 됐다.

국민연금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많은 것을 준비하게 한 시간이었다. 국민연금에서는 많이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다양한 사람들은 또 하나의 지식창고이다. 폭 넓은 글로벌 리서치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그에게 중요한 자양분이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이 현재의 그가 자신감을 갖고 운용할 수 있게 하는 용기를 주었다.

김성욱 팀장의 나이는 이제 서른 여섯이다. 펀드매니저로써 지나 온 날들보다 거쳐야할 일들 이 더 많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펀드매니저로써 그가 경험한 시장은 풍요로운 시간에 해당한다. 그 기간 동안 시장의 절망을 충분히 맛볼 만한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올 해가 그가 겪어야 할 시련의 첫 해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의 성과가 그가 세운 투자원칙에 대해 진정한 평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열정이 앞으로의 경험과 조화롭게 맞물렸을 때, 펀드매니저로서의 그의 평가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제로인 펀드투자자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 www.funddoctor.co.kr / www.zeroinia.co.kr>

김성욱 주식운용팀장
- 고려대 통계학과
- 서울증권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06.03 ～ 현재 NH-CA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