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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08월01일]푸르덴셜운용 허장 주식운용본부장
작성일	2007-08-01 17:25:25	조회	42192
[노병이 사라진다고?] 지금으로부터 그렇게 멀지 않은 때에 펀드 시장을 호령하던 회사가 있었다. 지금은 투자신탁 역사의 한 줄 기록으로 남아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의 중심에 서 있었다. 펀드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다 할지라도 99년의 현대투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기억의 한 페이지를 잠시 넘겨보면, 당시 신문 전면을 통째로 채웠던 항공모함의 그 웅장한 광고를 기억할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웅장함 뒤에 요동쳤던 펀드 업계의 모습들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항공모함은 그 웅장함만큼이나 많은 폐해를 뒤로 한 채 잠시 시장의 한 귀퉁이로 사라졌었다. 하지만 그 폐해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현재와 같은 펀드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을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완벽해 아픔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오히려 그 뒤에 나타났던 많은 생채기들을 통해 펀드 시장은 더 건강하게 성장해오지 않았나 싶다. 국민투신에서 현대투신으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 푸르덴셜로 변화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철학이 바뀌고 조직이 변하면서 또 많은 사람이 들고 나면서 많은 것이 변해왔다. 특히 외국계 자본의 투입은 단순한 자본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의 변화도 초래했다. 공기업 같은 투신사에서 현대라는 가장 저돌적인 회사로의 변신, 그리고 가장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생명보험사로의 새로운 주인 찾기 과정은, 다른 어느 회사도 겪어보지 못했던 냉탕과 온탕을 오고갔던 시련이자 자산일 것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힘은 어쩌면 그 변화 속에 내포되어 있는 경험 자체일 수도 있겠다. 사람은 변하지만 조직의 경험 속에 남아 있는 힘은 변화된 사람에게 그대로 전수되기 마련이다. 이것을 역사와 전통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새로운 사람은 쌓여 온 경험을 새로운 변화를 위한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사람이 필요하다. 허장 주식본부장의 역할이 바로 이와 같다. 작년,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펀드 업계에서 ‘허장’이라는 두 글자는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속칭 전통 업계 출신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는 삼성생명 출신이다. 물론 삼성생명의 주식운용규모는 그 어느 기관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일반적인 펀드 업계의 운용자금과는 투자주체, 투자목표, 평가기준 등이 다르다 보니 펀드매니저 역시 업계의 펀드매니저와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가장 치열하다고 하는 펀드운용 시장에 명함을 내민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 바닥 생활 1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 출신 매니저가 아닌 사람이 푸르덴셜운용이라는 대형 조직의 운용 수장(首長)으로 온 데에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만한 다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먼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무거운 짐을 이끌어가고 치유해 나가야 할 책무이다. 여기에는 기존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 뿌리 깊은 매니저들의 운용성향 및 프로세스 개선, 이미 운용중인 펀드의 효과적인 관리 등 많은 산적한 문제를 사심 없이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조직에서 때가 묻은 사람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인력이 더 적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장 본부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작년 부임 후 허 본부장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한 일은 운용인력 부분이다. 그의 부임 후 2명의 펀드매니저가 나가고 3명이 새롭게 들어왔다. 허 본부장이 부임하기 전부터 심각했던 인력에 대한 불안정성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외국계 회사들이 헤드헌터를 이용해 사람을 구하는 것에 반해 허 본부장은 직접 매니저를 접촉하고 선택했다. 겉으로 드러난 번드르르한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내에서 인화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잣대였기 때문이다. 조직내에서 인화할 수 없다면 개인의 능력은 그저 개인의 것일 뿐 회사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이 회사의 것으로 반영될 수 없다면 당연히 펀드 투자자의 수익으로 반영될 수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의 잣대는 부지런함이었다. 머리로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부지런함이 반영된 머리여야 지속성과 깊이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펀드매니저이건 애널리스트이건 종목 하나를 분석하더라도 속 깊게 밑바닥까지 완전히 훑어보도록 하고 있다. 종목 분석에 대한 확신은 투자에 대한 자신감으로 연결된다. 확신을 가지고 매수한 종목과 대충 좋을 것 같은 감(感)만 가지고 매수한 종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간혹 특정 시점에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비슷해 보일지라도, 사실 질적으로 다른 포트폴리오 구성을 가지기 마련이다. 치열한 종목 분석에 대한 확신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반영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경남기업, 효성, 한진해운 등이 이러한 결과의 산물이었다. 예를 들어 시장내 비중이 0.9%수준인 삼성물산을 펀드에서 5%이상 투자하기도 했다. 종목분석에 대한 자신감이 포트폴리오와 적절하게 연결되도록 운용프로세스의 변화도 뒷받침됐다. 허장 본부장은 매니저의 재량권을 대폭 인정했다. 과거의 경우 모델포트폴리오의 구속력이 강력했다. 펀드매니저는 개별 종목에 대한 비중까지 반영해 모델포트폴리오의 반영비중이 70%였다. 30%에 대한 재량권이 있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모델포트폴리오의 강한 구속력은 매니저 재량권이 발휘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버렸다. 경직된 모델포트폴리오는 매니저의 적극적인 동기 유발과 창의력을 저해하고, 결국 성과위험(Performance Risk)으로 나타났다. 허장 본부장은 70%라는 모델포트폴리오 가이드라인은 유지하되 반영 기준을 종목 수로만 제한했다. 즉 모델포트폴리오의 종목에 대한 투자비중은 매니저의 재량권에 맡겨 두는 것이다. 당연히 펀드매니저 개인차에 따라 펀드간의 성과 차이가 날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성과 차이 자체를 위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허 본부장은 펀드매니저별 성과차이가 경쟁관계를 유도해서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중요한 것은 매니저별 성과차이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즉 적절한 위험 범위 안에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허장 본부장의 운용과 관련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모델포트폴리오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고, 모델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업계 중상위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모델포트폴리오의 성과가 곧 펀드의 성과로 연결되면서 펀드 성과도 중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제 펀드매니저는 모델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자신의 재량권을 결부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매니저 오브 매니저(Manager Of Manager)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많은 운용사에서 운용성과가 안 좋을 때 매니저의 운용성향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허 본부장은 여기에 반대한다. “매니저의 운용성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운용자금을 통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자기에게 적합하지 않은 일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펀드매니저와 펀드 전체를 망치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프로세스는 강세장이 지속될 때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하락하는 장에서는 더 높은 위험을 질 수도 있다. 이때가 왔을 때 허 본부장의 역할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허 본부장은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운용조직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펀드매니저간 관계가 좋다. 인화를 강조하는 그에게 있어 이 자체만으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리라. 중요한 것은 이 관계가 펀드운용성과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일일 것이다. 푸르덴셜운용의 펀드들을 보면 대부분 1999년, 2000년에 설정된 펀드들이다. 단명하는 국내 펀드의 생명력과 비교하면 가장 노병 측에 드는 펀드들이다. 어찌 보면 짧지 않은 시간동안 펀드시장의 온갖 희로애락을 겪었던 펀드들이다. 그러한 펀드들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왕성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 펀드시장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생명력이 지속되게 하는 것이고, 이를 지켜내는 힘도 현재 펀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제로인 펀드투자자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 www.funddoctor.co.kr / www.zeroinia.co.kr> 허장 푸르덴셜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서울대 경영학과 - 동양증권 - 동양투자자문 - 삼성생명 - 삼성투신 특별계정 운용팀 - 06.9 ～ 현재 푸르덴셜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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