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파파라치

매니저파파라치 | 게시판의 글 읽기 제목, 작성일, 조회 구성

제목	[07월05일]삼성운용 남동준 주식운용1팀 수석펀드매니저
작성일	2007-07-05 17:20:41	조회	50577
[사진 속에 그려질 포즈는?] 가끔 오래된 사진을 들춰 볼 때면 늘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된 자세가 있다. 한 10° 가량 몸을 튼 자세로 어깨를 촘촘히 낀 채 무표정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들, 아니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늘 상 손가락을 V자로 세우고 앞니 두 개를 씩하고 드러내는 모습들. 다양하고 재미있는,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런 움직임이 많음에도 ‘자, 사진 찍습니다’만 하면, 너나할 것 없이 사진 속 그 자세로 돌아가 버린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묘미를 주기도 하지만, 어쩐지 천편일률적인 자세는 2%이상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살아 움직여야 할 사진 속, 낯 낯의 개성들이 하나의 정형화된 조각으로 굳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운 좋게 발견한 몇몇의 사진에는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은 것도 있다. 그런 사진들을 보면 마치 사진 속 인물이 나를 보고 무언가 대화를 던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평면화된 사진에서 입체적 생동감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어쩌면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어떤 조직은 규모나 인력, 시스템 등은 너무나 잘 갖춰져 있지만 평범한 사진 속 정형화된 인물들처럼 전혀 생동감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는 반면에, 어떤 조직은 제반 환경은 다소 부족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생동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차이를 발견하고 치유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앵글이나, 빛의 노출도, 셔터 스피드 등 아주 작은 차이가 대단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지만, 좀처럼 그 차이를 찾아내 극복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음식 맛을 내는 것도 재료의 대단한 차이라기보다는 아주 작은 손맛의 차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말이다. 자산운용은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 대응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환경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퍼즐처럼 사전에 예정된 수순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변수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을 갖고 있지만, 매 순간마다 시장에서 작용하는 변수간의 힘의 정도는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에는 매우 합리적으로, 어떤 경우에는 매우 기술적으로, 그리고 상당부분은 매우 심리적인 이유로 상황이 변해가곤 한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산운용도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해가고, 그리고 학습된 것 이상의 창의적인 능력이 요구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삼성운용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삼성운용의 특징 중 하나라면 정해진 위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삼성이라는 이름의 꽉 짜여 진 단단한 틀로 시장의 변화를 굳건히 헤쳐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세스나 시스템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극복해야 할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즉,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있지만 운용의 본질이 되어야 할 그 안의 사람은 없는 듯한 매정함(?)이었다. 사실 삼성운용은 삼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다른 것은 차지하고서라도 삼성은 항상 일등이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다. 그리고 삼성그룹의 다른 잘 나가는 형제들과의 비교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풍부한 인력구성, 자랑스러워할만한 시스템, 안정적인 자본력, 대외적으로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미 높은 기대치를 가진 투자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00kg에서 5kg을 감량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60kg에서 5kg을 줄이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산운용이라고 하는 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짜여 진 프로세스에 의해 생산되는 반도체와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그래서 항상 현재가 되어야만 미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운용이다. 현재라는 A공정이 지나면 반드시 미래에 있을 B공정을 거치는 제조업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삼성이건, 삼성이 아니건 누구나 똑 같이 오리무중 속에 기회이자 위험으로 존재하는 세상이다. 다만 더 많은 인력, 시스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이기 때문에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석고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있다면 작은 외부의 충격에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최근 삼성운용의 변화는 어쩌면 그 석고 속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보인다. 머리에 창의력을 발휘될 수 있는 뇌를 부여하고, 가슴에는 뜨거운 심장을 불어넣는 것이다. 단순히 체격만 큰 것이 아니라 체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운용에서 남동준 수석이 갖는 상징성은 더욱 크다. 기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이 되고, 창의적인 운용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삼성맨이 아니라 변화하는 삼성운용의 모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운용의 변화 중 하나는 철저하게 차단됐던 매니저의 재량권에 숨통을 트이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매니저의 개인 역량이 펀드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매니저간의 선의의 경쟁 의도까지 자리 잡고 있다. 즉, 구성인력이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사고가 행동으로 옮겨지고, 또 행동에 걸 맞는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남수석이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데는, 그가 본래 삼성맨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할 는 지도 모른다. 뿌리를 따지고 보면 남수석은 원래 LG맨이라 해야 옳다. 1990년 LG투자증권에 입사한 이후 계속 LG맨으로 살아왔으며, 본격적인 자산운용업에 뛰어 든 2001년에도 주소만 운용으로 바뀌었지 LG 자체를 떠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운용에 대한 욕심은 자신의 역량이 더욱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곳을 찾게끔 만들었다. LG운용을 박차고 나와 델타투자자문으로 옮겨간 것은 2004년이었다. 투자자문 업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회사이지만, 자산운용업계 관점에서 자문회사는 다소 야인 생활에 가깝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경험은 다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하에서 자신의 펀드를 운용해봤다는 경험은 전체의 일부분으로만 존재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민연금과 삼성생명 자금을 운용했으니 말이다. 새로운 바람이 필요했던 삼성운용이 남수석을 눈여겨 볼만한 이유는 그 자체로도 충분했으리라 본다. 남동준 수석이 삼성운용으로 옮긴 것은 2006년 9월이었다. 그리고 남수석의 경력과 회사의 변화에 대한 바람이 맞물려 나온 상품이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주식’이다. 2007년 들어 삼성운용이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인 ‘삼성당신을위한...’ 펀드 시리즈 중 하나이다. 삼성운용은 회사에 입사한 지 채 4개월도 안된 그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당장 성과의 성공여부를 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수석 자신도 너무도 잘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놓여 질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물론 오래기간 숙고된 고민과 강렬한 변화의 의지는 결국 장기적인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남동준 수석이 삼성내에서 단순한 삼성맨으로 살아남을지, 삼성운용의 바람에 부응하는 변화 중심에 서 있을 지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 사진을 한 장을 찍어보도록 하자. ‘자, 사진을 찍습니다’라고 했을 때, 그 사진 속 남동준 매니저의 포즈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제로인 펀드투자자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 www.funddoctor.co.kr / www.zeroinia.co.kr> 남동준 주식운용1팀 수석펀드매니저 - 부산대 경제학 졸업 - LG투자증권 - LG투신운용 - 델타투자자문 - 06.9 ～ 현재 삼성운용

매니저파파라치 | 게시판 글의 이전글, 다음글 링크 제공

이전글	[08월01일]푸르덴셜운용 허장 주식운용본부장
다음글	[06월07일]교보운용 박찬 AI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