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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05월22일]세이에셋자산운용 조경수 주식운용팀 이사
작성일	2007-05-22 10:32:38	조회	75384
[남들이 뭐라 해도...] 제아무리 신중을 기해 고른 물건도 막상 구입하는 순간 후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류에 민감하면서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가는 전자제품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컴퓨터 하나만 하더라도 그렇다. 3D게임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 사양의 CPU는 무엇인지, 또 어떤 그래픽 카드가 좋은지, 동일한 사양이라면 가장 싼 곳은 어디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수많은 비교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하지만 그렇게 발품을 팔아 구입한 컴퓨터도 사고나면 뭔가 모를 찜찜함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기에 우스갯소리로 전자제품과 마누라는 선택하는 순간 후회한다고 하지 않던가.   자산운용사도 사실 이러한 고민의 연속선상에 있다. 투자한 종목이 정말 제대로 고른 종목인지, 팔아 버린 종목이 적정한 가격에 판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자제품 같은 물건을 고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철저한 바텀업(Bottom-up)이라고 하는 것도 몇 년을 두고 자신이 산 물건에 대한 ‘후회 없는 마음 갖기’와 같을 것이다. 물론 ‘후회 없는 마음’은 자기 확신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밑바탕은 ‘철저한’ 분석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두 달 만에 팔 종목을 뭐 하러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분석합니까?” 세이에셋운용 주식운용팀 조경수 이사의 이 말은 매우 함축적이다. 종목을 고르는 과정은 매우 철저하게 하되, 한 번 선택한 종목은 장기적으로 후회하지 않는 확신을 담는 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마인드는 세이에셋운용을 대변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세이에셋은 종목을 선택하기 전, 10년치의 백데이터와 5년치의 전망치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한다. 단기적인 시장 흐름에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지만 진정으로 좋은 종목은 그 모진 세파 속에서도 제 빛을 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운용회사나 펀드매니저가 단기적인 흐름에 휘둘려 단기성과만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서 나아갈 방향성을 잃고 침몰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이미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곤 했다. 이때 운용회사와 펀드매니저의 마음을 다잡아 주는 것이 운용철학이고 운용문화이다. “펀드매니저가 수익률은 컨트롤할 수 없지만, 위험은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세이에셋을 표현하는 또 다른 말이다. 수익과 위험은 뗄 내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항상 발끝의 그림자처럼 수익률에 붙어 다니는 것이 위험이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알면서도 실제로 행동에서는 잊어버리는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장대를 짚고 하늘 높이 오를 때의 쾌감은 느끼면서, 막상 떨어질 때의 고통은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 세이에셋은 위험을 먼저 생각하기에 떨어질 때의 고통을 감내할 높이까지만 오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세이에셋의 운용은 재미없다고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속칭 화끈하게 끌고 당기는 맛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 더욱이 이런 자극을 주면 한 두 번쯤 귀기울여줄만한데 전혀 들은 기색을 보이지도 않는다. 세이에셋운용의 대표적인 배당주/가치주 펀드가 05년, 06년 동안 긴 고통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에도 그들은 꿈쩍하지 않는 고집을 지켜왔다. 그리고 그 사실이 그들에겐 또 다른 자부심을 주기도 했다. (04년 좋은 성과를 기록했던 배당주 펀드는 05년/06년에는 다른 펀드군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음) 그러나 이러한 고집과 자부심도 인력 개개인이 제대로 맞춰진 톱니바퀴처럼 돌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조이사가 04년 세이에셋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굳이 세이에셋을 선택한 이유가, 이 회사는 원칙을 중시하고 원칙에 따라 운용스타일을 유지시킬 수 있는 회사일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세이에셋에 들어온 조이사는 이젠 세이에셋적(的)이 되었다고 한다. 조이사의 첫 직장은 외환은행이었다. 만 4년을 은행권에서 보낼 즘인 99년은 펀드 업계에 광풍이 불던 시기였다. 그 때 국내 운용회사에서는 처음으로 현대투신이 펀드매니저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당시 은행권 출신이라는 핸드캡에도 불구하고 조이사는 당당히 펀드매니저 공개채용에 합격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 자산운용회사로서의 현대투신은 그 명성만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 빛 뒤에 가려진 그림자의 크기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그림자에 대한 회의는 하나알리안츠로 찾아 떠난 계기가 되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과정은 자신이 회사에 맞춰가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미국에서 MBA를 하던 시절이었다. 선물관련 수업내용 중 학생들에게 가상 머니를 주고, 가상매매를 통해 학생을 평가하는 과정이 있었다. 학생은 다양한 선물에 투자하되 매일매일 일지를 써내야 하고, 왜 그러한 트레이딩을 했는지 이유를 적어내야 했다. 당시 조경수 이사는 수업과정의 재미뿐만 아니라 실제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매일 CNN과 WSJ를 뒤적이고 각종 기술적 분석을 통해 매매를 했다. 하지만 애초 가졌던 자신감은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그의 기술적 분석은 단 한 번도 그에게 1등이라는 선물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교수는 낙담한 그에게 이미 당신은 많은 것을 배운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고 한다. 즉, 기술적분석보다 펀더멘탈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함을 느끼는 것 자체가 배운 것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작은 가르침이 쌓여 현재 그가 세이에셋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장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펀드가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 하더라도 모든 펀드매니저에게 적합한 운용사는 아니다. 결국 투자자에게 맞는 펀드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듯, 펀드매니저도 자신에게 맞는 운용사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조경수 이사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 마흔을 갓 넘은 그는 3년전, 10년간 사귄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다. 10년을 사귄 것도 그렇지만 그 오랜 시간을 묵어둔 것을 의아해 하자, 조이사는“전 원래 그래요”라고 간단히 답한다. 조경수 주식운용팀 이사 - 연세대 지질학과 - George Washington University(MBA) - 외환은행 투자금융부 - 현대투신 주식운용팀 - 하나알리안츠 주식운용팀 04.10 ～ 현재 세이에셋자산운용  <제로인 펀드투자자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 www.funddoctor.co.kr / www.zeroin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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