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 '


오랫동안 한 운용사에 몸을 담기란 상대적으로 이동이 잦은 국내 운용업계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오랜기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회사차원에서 인력에 대한 충분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KTB자산운용에 몸담은지 올해로 10년째인 최민재본부장은 이러한 장기근속 배경에 대해 "이직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매니저 개인에 대한 기회와 역량을 발휘할수 있는 회사문화가 정착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

최 본부장은 동사 입사 이전 약 2년간 ‘DePrince, Race & Zollo Inc(“DRZ”)’라는 자문사에서 국제 주식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DRZ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밸류투자를 지향하는 회사로서, 현지 자문사 경험은 최 본부장이 국내 운용업계에서의 활동을 위한 하나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고 특히, 밸류투자에 관한 경험을 통해 최 본부장 스스로 가치투자 마인드를 정립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최 본부장이 KTB운용으로 입사한 시기는 2000년으로 KTB 설립(1999년) 이듬해라는 점에서 운용사 원년멤버로 볼 수 있다. 이후, 리서치 업무를 맡아오다가 올해에는 전략리서치본부장에서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이동하였다. 타사로의 이직없이 한 곳에서 단계적인 성장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운용의 기반이 되는 리서치 업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은 최 본부장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이다.

경험이 풍부한 스타매니저라도 시장의 큰 충격이나 예측치 못한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한다면 운용상의 갈등과 고충이 뒤따르기 일쑤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다양한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겪어오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운용의 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하락장에서 스트레스를 크게 느껴본 적이 없다는 그는 매니저로서 필요한 요건 중 하나가 바로 ‘냉철함’이라고 말한다. 목표와 방법이 정해지면, 흔들림 없이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최 본부장은 운용시스템 정착을 위해 운용철학과 운용프로세스 정립에 기여하기도 하였으나, 회사의 역사가 길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운용시스템 정착이 상당수준 이루어진 현재시점에서는 운용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와 개선보다는 변화에 대한 대응에 오히려 충실하고 있다. KTB운용의 주식형펀드는 일반적으로 성장성을 갖춘 저평가 주식, 대형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운용사의 운용색깔인 것이다. 매니저들은 운용사의 운용스타일에 스스로의 투자스타일을 적응시켜야 하나, 투자방식은 매니저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동일한 가치주 펀드라고 하더라도 포트폴리오 구성을 달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 최 본부장은 bottom-up 투자를 추구한다.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멘텀 플레이보다는 투자종목의 내재가치를 깊이있게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투자한 종목에 대해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이다.

종목선택에 무게중심을 둠에 따라, 리서치 과정에서도 양보다 질로서 승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 분석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고려하여 주가의 방향을 판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만큼 어설픈 확률적인 판단보다는 명확하고 신뢰성있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 분석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최 본부장은 말한다.

KTB운용은 강력한 팀어프로치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KTB운용의 펀드성과가 양호하게 나타나는 점에 대해 최 본부장은 "인력간 융화"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인력별 특징과 장점을 결합시키고, 각 인력들의 신뢰관계가 명확히 형성되도록 하여 ‘1+1=2’ 가 아닌 그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운용스타일이 명확하고, 정해진 운용목표를 위해 운용인력들의 일관된 운용시스템 공유와 운용을 위한 신념이 프로세스 체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운용을 잘한다는 강점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人和가 성과의 밑바탕이 되어온 것이다.

최 본부장은 현재 혼합형펀드와 기관자금 운용에 주력하고 있다. 혼합형인 ‘에버스타’펀드와 주식형펀드인 ‘마켓스타 2호’ 펀드, 그리고 정통부, 연기금 등의 일임펀드 운용규모도 약 1조 2천억 가량이다. 올해 들어 ‘마켓스타 1호’ 펀드 운용이 운용2팀으로 변경되었고, 전략리서치본부장에서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업무분장이 바뀌는 등 다소의 변화가 있었으나. 동사에서의 오랜 경험을 통해 자기관리 능력이 입증된 최 본부장이 더욱 큰 인물로 성장하는 제 2의 도약이 보여지는 듯하다. 이를 보여주듯 올해 7월 설정된 최초의 MoMs(Manager of Managers) 펀드인 ‘스타셀렉션’ 펀드의 매니저들 중 1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 펀드의 대형혼합 스타일 운용을 총괄하게 된 것은 수많은 외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던 그의 장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겉으로만 화려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속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함이 담겨있으며, 뜨겁고 진솔한 내면을 보유하고 있다. 스스로의 임무에 대한 충분한 프로쉽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시켜 검증받은 업계 베테랑이다. 운용초기 300억 규모 수준이었던 마켓스타 펀드가 2조 5천억의 대형펀드로 성장하는 과정에 그의 진득함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소형펀드에서 단기간내 초대형 펀드로의 성장은 최 본부장 스스로도 매우 의미있는 경험이다. 마켓스타 펀드 운용과정에서 최 본부장은 한차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탁고 규모 1조원을 앞에두고 펀드 본연의 운용색깔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어쩌면 행복한 고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펀드자산의 규모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증가하면 포트폴리오 구성방법의 수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운용스타일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어려운 일이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심도있는 리서치가 이루어졌고, 일관된 운용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4~5조 이상의 대형펀드로의 성장이 가능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한다.

주식시장 상승과 함께 운용업계도 점점 발전해가면서 최 본부장은 최근 업계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수익률 게임’은 커다란 문제라고 지적한다. 단기수익률의 지나친 비교가 운용사간 과도한 경쟁을 촉발하게 되며, 곧 운용의 정도를 벗어난 비정상적인 운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무리한 성과표출에 급급하다는 점에서 비합리적이라는 판단이며, 이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날수 있다고 본다. KTB운용은 줄곧 이를 지양해 왔고, 운용의 초심을 잃지 않았기에 동사의 장단기 성과가 꾸준히 중상위 이상을 유지할수 있었다고 말한다.

경험은 단순한 과거의 사실이 아니며, 미래를 판단하는 하나의 큰 잣대이다. 이러한 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최 본부장은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거나 가능성이 있는 사실들이 실제 운용성과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 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실제적인 대처가 시간이 흐를수록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지된 상황을 무시하고 대응하지 않는 경우, 상황이 결국 그렇게 전개되어 버린다는 의미에서,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나날이 깊어지는 그에게 KTB운용의 미래를 기대해 봄직하다.

< 제로인 정성평가팀 과장 신건국  www.FundDoctor.co.kr)

최민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 Rollins College – MBA
- 대우증권 대외언론 담당 홍보실 근무
- DePrince, Race & Zollo Inc. (International Equity Analyst)
- 2000.02~현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