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펀드시장에서는 자금유출이 지속되었지만 성과로 인정받은 소수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두드러졌다. 이중 단연 돋보였던 펀드가 프랭클린템플턴의 ‘FT포커스’펀드였다. 2010년 6월 말 순자산액 100억원에 불과했던 펀드가 6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3,000 억원이 넘는 대형급 펀드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 펀드의 더 놀라운 행보는 2011년 2월부터이다. 압축펀드라는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가입을 제한한 것이다. 운용초기 우수한 성과로 자금을 끌어모은 뒤 전략을 변경하며 투자자로부터의 신뢰를 잃었던 타 펀드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였다.
우수한 성과와 함께 고객중심의 운용으로 이 펀드를 담당하는 이해창부장은 스타펀드매니저로 떠올랐다.

이 부장은 2009년 10월부터 이 펀드를 운용해오고 있다. 그는 2001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서 업무를 시작했고, 한누리증권을 거쳐 2005년 프랭클린템플턴운용에 입사하며 운용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입사 4년차에야 운용할 수 있었던 첫 펀드에서 소위 대박을 친 것이다.
 
2년 9개월의 시간동안 38.06% 수익률로 코스피와 유형수익률을 3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처럼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성식CIO의 조언과 운용사 내 리서치 조직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처음 펀드를 운용하는데 있어 더 잘해보고픈 압박이 있고, 스스로에 대한 회의가 들때도 있었지만 길게보고 여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회사의 분위기도 큰 힘이됐다.” 고 한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유형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기업을 고를 때 내재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 경기가 정상화됐을 때 어느정도의 이익을 창출할지에 중점을 두다 보니 최근의 시장상황과 포트폴리오가 엇박자를 낸것이다. 아직 포트폴리오를 조절할 생각은 아니지만 글로벌시장의 페러다임이 변화는 것으로 보여져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10년간 시장이 고성장을 하면서 산업재와 소재가 큰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글로벌GDP가 과거 10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여갈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한다.

다만 국내 자동차와 타이어, 모바일업체는 글로벌경쟁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경우 인건비와 설비투자금액이 낮아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장의 위치가 신흥국에 집중되어 있어 적어도 향후 5년간의 성장을 기대했다.

타이어의 경우는 자동차 부품의 하나로써 자동차의 성장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타이어 공장 역시 신흥시장에 집중되어 있고, 공장단지의 규모가 글로벌 업체에 비해 10배정도로 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만 높이게 된다면 20%~30% 정도의 추가 수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가계부채 증가로 내수 소비력이 낮아진 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등은 청산가치까지 떨어져 있으나, 오히려 저평가된 종목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운용 기간동안 높은 회전율 때문에 가치투자라는 운용사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가치투자펀드는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해 회전율이 연 200%가 안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분기회전율이 200%에 달한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기업의 내재가치와 시장가격 사이의 괴리율을 운용사 내 타 펀드보다 주요하게 관리하고 있고, 투자종목수가 40개로 한정되 있어 새로운 종목을 편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포트폴리오 종목과 교체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았다.” 고 전했다.
 
이 부장의 현재 운용은 소수종목에 투자해 일반펀드보다 고위험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있고, 투자 예상기간이 짧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투자종목에 대한 투자회수기간을 3년 이상으로 보고있는 장기투자펀드와 달리 이 부장은 1년 이내인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소수종목에 투자하며 성과를 올려야하기 때문에 일반펀드보다 위험이 높고, 종목발굴에 대한 부담이 크다. 종목 선택에 대한 이 부장의 기본적인 생각은 박애주의적 투자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은 매니저로서의 사회적 책무와도 연관된다. 이러한 관점은 장기투자가 아니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종목 발굴을 위해서 부지런함과 동시에 최종 투자의사결정을 위해서 신중을 기한다. 이러한 자세는 시장에서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존 템플턴, 피터린치, 워렌버핏이 운용에 임했던 자세이다. 이 부장 역시 그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삶을 생각하지만, 그들을 단순히 따라가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단순 모방이 아닌 스스로의 운용스타일을 만들어가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의지가 느껴졌다.
- 2001.11 ~ 2003.03 교보증권
- 2003.03 ~ 2005.03 한누리증권
- 2005.03 ~ 현재 프랭클린템플턴
 

 [ 류승미 매니저리서치팀 www.FundDoct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