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상  아이투자신탁운용(주)  운용본부장

이력
고려대 경영학 졸업

경력
한국투자신탁 조사역, 운용역
현대투자자문 주식자문운용팀장
현대투자신탁 수석 펀드매니저
현, 아이투신운용 운용본부장

"안정적인 고수익을 내 드리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지난 7월 영업을 시작한 아이투자신탁운용의 장영상 운용본부장의 말이다. 한국투신, 현대투신운용의 수석 펀드매니저를 거치면서 스스로 맡겨오는 고객들의 돈을 운용하기만 했다. 이제는 직접 손님을 찾아나서고 있다. 새로운 운용시스템으로 새로운 투자신탁 문화를 만들어야한다는 역설과 함께...     

막상 출범은 했지만 주식시장의 침체, 금융권의 불안 등으로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신설투신사의 명함을 내밀고 한번 맡겨 달라고 설득해보지만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기존의 대형 투신사에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장본부장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외형경쟁은 아얘 관심이 없다. 리스크를 먼저 보고 주어진 리스크 내에서 최대의 리턴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뻔히 손해를 보는 것을 알면서도 외형만 강조해 기존 투신사의 부실이 심화됐고 결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장 본부장의 진단이다.

이를 위해 장본부장은 철저한 위험관리를 통해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훌륭한 펀드매니저라고 해도 혼자 하다보면 실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펀드매니저 1명당 애널리스트 등 스탭 3명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현재 아이투신은 1명의 펀드매니저당 2명의 백업라인이 있는데 그리 나쁘지 않은 편(not bad)입니다."

위험관리의 구체적인 틀은 철저한 팀별 접근(team approach)을 통해 실현된다. 펀드매니저의 자의적 종목 선정 및 매매 타이밍 결정을 배제하고 팀 구성원의 전체적인 의사결정을 거쳐 운용전략을 짠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단이 투자전략위원회의 투자자문을 맡고 있으며 매달 열리는 투자전략위원회는 지난달의 운용성과를 짚어보고 다음달에 운용환경을 전망하며 운용전략을 수립한다. 펀드매니저는 투자전략위원회에서 설정하거나 변경한 모델포트폴리오에 따라 펀드를 운용한다. 또 주간마다 운용위원회를 다시 열어 운용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며 종목 탐구 및 매매전략을 수립한다. .     

운용전략은 톱다운(Top-down)방식으로 거시경제 변수를 고려하여 전략적 자산배분을 실행하고 버텀업(Bottom-up)방식으로 철저한 기본적 분석에 의거해 저평가 종목을 선정한다. 자산배분은 CIO(운용담당 대표)와 펀드매니저가 경제 및 증권시장을 전망하여 월별 및 분기별 자산배분을 결정한다. 종목선정은 6개월 이상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며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을 거쳐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펀드매니저들은 매일 2~ 3종목을 함께 연구한 후 섹터를 나눠 정리합니다."
장 본부장은 정통한 애널리스트를 초청,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펀드매니저가 관심 있는 기업을 직접 방문해 항상 기업사정을 꿰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5, 6배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 본부장은 "의사 결정뿐 아니라 자산운용에 있어서도 선진 공학적 운용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아이투신이 갖고 있는 I-PMS(주식운용 시스템)과 I-VAR(채권운용 시스템)은 고객의 재산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이익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투신의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감시) 시스템도 과학적이다. 전산관리를 통해 주식 허용한도 초과분은 1주일 내 50%, 2주내 전액이 해소된다. 채권의 경우도 한달 안에 허용한도 초과분이 해소된다.

장영상본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회의적이다. 최근에 발표되는 경기 선행지수가 일단 약세로 돌아섰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경기사이클상 당분간 주식보다는 현금이나 채권 쪽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다고 해도 앞으로도 이러한 실적이 지속될지는 의문이죠"

그렇다고 주식시장의 침체가 오래 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경제의 틀이 바뀌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본부장은 "기업들의 과잉설비투자와 국민들의 과소비가 자제된다면 주주의 권리 증대, 수익성 중시 경영, 회계의 투명성 등으로 미국식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특히 금융구조조정이 본격화 할 경우 금융주가 강한 시세를 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현재가 투신업계에 가장 중요한 변혁기라고 말한다. 해외 유수의 자산운용기관이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있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운용부문을 별도 자회사인 투신운용으로 분리한 후 증권사로 전환했다. 현대투신도 경영권이 외국계로 넘어 가는 중이다.

"20년간 3대 투신이 국내 투신시장을 쥐고 흔들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얼마나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고 장 본부장은 내다봤다. 신생투신의 대표주자인 아이투신을 최전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장영상 운용본부장. 그가 닉네임(장풍)처럼 투신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