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도(姜秉道) 교보투자신탁운용(주) 주식운용 2팀장

이력
경북대 경제학 졸업
Auckland대 경제학 졸업

경력
1980.12.01~1982.09.01 증권감독원 (감사실)
1993.05.02~1998.05.01 장은투자신탁 운용팀(대한투자자문)
1999.08.26~ 현재          교보운용 주식 2팀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거센 풍파가 몰아치기도 하고 한치 앞을 판단하기 힘든 혼전이 시시각각 벌어지는 주식시장을 헤쳐온 강병도 팀장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말이다.  
57년생, 만 43세. 우리 나이로 44세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펀드매니저 강병도 팀장. 교보투자신탁운용의 주식2팀을 이끌고 있다. 그와 비슷한 연배의 펀드매니저는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업계에 남아있는 유일한 선배는 한빛운용의 홍성국팀장 정도다.

강팀장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펀드매니저가 꿈은 아니었다. 대학 졸업후 80년 증권감독원에 재직하면서  증권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싫증을 느껴 2년만에 그만두고 뉴질랜드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했다.  87년에 입국해 이듬해인 88년 5월 대한투자신탁의 자회사인 대한투자자문에 들어가면서 주식운용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장은투신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교보운용에서 일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된지 올해로 13년째다.    

강팀장이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단순히 경력이 앞서기 때문만은 아니다. 운용 실적을 보면 젊은 매니저들이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그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모두 10개, 금액 규모로는 2500억원에 달한다. 이들 펀드는 주식비중이 모두 80%이상 이고  성격별로는 일반형 수익증권이 6개, 나머지 4개는 공주연계형 펀드다.
7월8일 기준으로 10개 펀드중 최근 1주일 수익률이 4%를 넘는 펀드가 6개나 된다.  종합주가지수가 2.50% 상승하고 코스닥지수가 6.7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적이다. 1개월 기준으로도, 종합주가지수가 2.33%오르고 코스닥지수가 무려 15.10% 급락하는 동안 7%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2개, 5%이상이 2개, 1%이상이 3개나 된다.

이러한 실적에 대해 본인은 "어느날 갑자기 보니까 좋아졌더라"며 겸연쩍게 웃는다. "펀드매니저라고 해서 언제나 시장전망이 적중할 순 없죠. 10번 중에 2~ 3번 맞추면 성공 아닙니까.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지는 것인데 운이 좋았던 거죠"라고 펀드매니저 답지 않게 운수 소관으로 돌린다.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것을 꺼려하는 강팀장이지만 지금도 스스럼없이 자랑하는 것이 있다. 3년전 'IMF가 터졌을 때' 그는 장은투신에 있었다. 사상 유례없는 환란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강팀장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투자원본을 유지했다. 지난해말 교보운용에 들어와 골칫거리이던 대우전환형 펀드를 훌륭이 해결한 것도 자랑거리 중 하나. 약 2500억원 규모의 대우채 펀드를 자신이 도맡아 운용하면서 대부분 목표수익률을 달성,  90%를 해결했다.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강팀장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히 시장을 읽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냐에 달렸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신의 투자스타일에 대해 특정한 형태로의 규정을 거부한다. 강세장이다 싶으면 공격적이 되고 약세장일 때는 보수적인 태도가 된다.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시장을 따라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비관적인 사람이라 해도 약세장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고 강세장에서 낙관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 결국 하나를 고집해서는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팀장은 주장한다.

이러한 펀드 운용으로 커다란 손실을 경험한 적은 거의 없다. 때문에 손실을 봤다고 항의하는 투자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투자자들의 전화가 걸려올 때 강팀장은 시장의 평균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들어 설득시킨다.  "무작정 피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항의를 하려는 투자자도 시장 상황을 설명 듣고서는 수긍하더군요" 라고 강팀장은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현재 강팀장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80%선이다. 6월에 장이 빠질 때 집중적으로 늘렸다. 핵심종목은  대형 전자주와 M&A주 등으로 20~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핵심종목 이라고 해도 매수한 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트레이딩 개념으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한다.
최근 저가 대형주 특히 은행주가 많은 수익을 낼 때는 사고 팔고를 계속했다. D은행주를 수백만주 단위로 매매하기도 했다.

펀드별 포트폴리오는 비슷하게 가져가는 편이다. 그러나 "바이 앤 홀드" 전략이 아니고 사고 팔고를 지속하기 때문에 펀드간 수익률 차이가 나기도 한다. 매입가격도 차이가 있고 수량확보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펀드마다 편입비중이 다소 차이가 있다.
더구나 돈을 맡긴 투자자들(구체적으로는 기관)의 요구조건이 있을 경우에는 일률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힘들다.     

강팀장은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주로 헷지(위험방지)수단으로 사용한다. 선물투자에 대한 회사측의  규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스펙(투기적 매매)은 안한다. 제로섬 게임이다 보니 잘못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사정이 안좋다고 판단할 때는 주식투자금액의 100%를 헤지 하기도 한다. 확신이 서지않는 경우에는 보통 20~ 30% 수준을 유지한다..

요즘 그는 거래소보다는 코스닥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연초 IT업체들이 강세를 보일 때는 코스닥 종목들의 비중을 20%까지 채웠다. 이후 코스닥이 빠질 때 제로상태까지 갔었다. 최근 다시 코스닥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재는 5~ 7%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20%까지 매수할 계획이다. 코스닥 종목의 경우 대형주는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만 개별재료 종목은 후배 매니저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편이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장기간 약세로 주가가 바닥권이고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의 상승세도 시그널이다. 더구나 IT사업 자체가 아직은 초기사업단계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과 어느정도 시차를 두고 반등세를 탈 것이라는 것이 강팀장의 시황관이다.

강팀장이 이끌고 있는 주식운용 2팀은 강팀장과 아래 2명의 펀드매니저로 구성돼 있다.  보수체계는 현재 고정급제 이지만 회사차원에서 팀별 연봉제를 준비하고 있다. 바람직한 추세라고 강팀장은 생각한다.
성과를 측정해 이익창출에 기여한 만큼을 줘야 능률도 오르고 펀드 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팀장이 팀원들의 기업탐방이나 종목발굴 등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강팀장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쉽게 숙달될 수 있도록 후배 펀드매니저들에게 자신이 발굴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직접 넣으라고 하거나 1~ 2계약이라도 선물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교보운용의 장점에 대해 강팀장은 펀드 운용에 있어 주위의 간섭 없다는 점을 꼽는다. 펀드매니저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펀드매니저는 주식운용의 결과를 책임지면 되는 시스템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마련돼 있지만 구속력은 크지 않고 운영전략회의에서 제시한 사항이라도 시황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그는 펀드매니저 실명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명제의 부작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회사측 입장에선 좋은 매니저를 뺏길 수도 있고 실적이 안좋을 땐 엄청난 항의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 실명제의 폐단이라는게 강팀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펀드운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명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강팀장의 하루일과는 7시부터 시작된다. 늦어도 7시10분~ 20분 회사에 도착해  증권사의 데일리나 신문, 인터넷,  CNN, FN 등을 정리하며 시장 흐름을 체크한다. 8시부터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자신의 포트폴리오 등을 점검하고 거래에 임한다. 장중에도 정보를 챙기고 외국인 동향이나 종목 분석자료를 틈틈히 읽는다. 장이 끝나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세미나나 IR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는 소위 "작전"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지 못 했다고 단언한다. 또 내 것이 되기 전에는 절대 투자를 안한다는 고집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고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해야 한다. 영업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중 하나. 고객들 특히, 기관을 찾아가 자기가 운용하는 펀드의 실적을 소개하고 상품을 마케팅을 한다.

술은 원래 즐겨하지 않는 성격인데 피할 수 없는 술좌석이 1주일에 한 두 번쯤은 꼭 생긴단다. 체력관리는 주로 등산으로 한다. 경조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주말 등산을 거르지 않는다. 야간 등산도 즐길 정도로 등산에 깊이 빠져 있다. 교회 성가대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도 스트레스를 푸는데 큰 힘이 된다. 요즘에는 골프를 배워볼까 한다. 등산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운동에 있어서 젊은 후배들에게 뒤지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김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