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이고 파격적으로 운용하겠다
“경기관련 우량주를 전면에 포진시켰습니다. 그리고 곧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을 편입하려고 합니다. 이미 IT 종목 선별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백화점과 같이 견고한 내수성장주들로 뒤를 든든하게 받치는 것은 물론입니다.”
백승삼(41) 현대투신운용 부본부장은 올해 현대리커버리주식의 운용방침을
묻는 질문에 ‘공격적 투자’라고 잘라 말했다. 당연히 투자자 성향도
공격적인 사람에게 맞겠다. 주가지수 정도 수준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공격적’이란 무슨 뜻일까? 백 부본부장은 “굳이 주가지수와 똑같이
움직이려 크게 애쓰지 않고,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비중에 기계적으로
맞춰 편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펀드는 한국전력이나 한국통신공사처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라도, 펀드매니저가 보기에 전망이 좋지 않다면
편입비율을 낮추거나 극단적인 경우 아예 편입하지 않기도 한다. 그는
“시가총액 비중에 기계적으로 맞춰 편입해두고, 주가지수와 똑같이
따라가면 ‘운용실적이 중간은 된다’며 안도하는 식으로 운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운용전략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해 이 펀드는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대한 편입비중을
이 종목들의 시가총액 비중의 절반 정도만 가져갔다.
시기별로는 지난해 상반기 태평양, 풍산, 제일모직, 한진해운 등 이른바
‘가치주’들을 집중적으로 편입했다. 현대자동차도 비중을 늘려, 6%까지
높였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LG전자를 집중매수해 큰 재미를 봤다.
미국 테러사건 뒤 1만원이 깨질 때부터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것이 지금
3만5천원대까지 오르면서 펀드 수익률을 높여줬다. 1년 내내 현대자동차
우선주, LG전자 우선주, LG화학 우선주 등 우선주들을 매집하기도 했다.
저금리시대라 배당 인센티브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이 투자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런 파격적 운용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결국은
4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준 비결이 됐다.
현대투신운용의 운용시스템은 다른 운용사들과는 사뭇 다르다. 같은
유형 펀드의 주식을 모두 모아 함께 운용한다. 따라서 백 부본부장은
현대투신의 성장형펀드 전체의 주식 가운데 3분의1 가량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자산배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종목발굴에만
전력을 집중하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개별 펀드의 부침에 운용전략이
영향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한 ‘선진형’이라고 회사쪽은 설명한다.
이원재 기자 wjlee@thinkmon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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