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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N 편입비중 높인 게 비결
“고객이 펀드에 돈을 맡긴 시점은 제각각이죠. 따라서 금리 하락기에도
무작정 공격적으로 운용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한투자신탁운용의 채권 펀드매니저 김정숙(31) 운용역은 고객을 생각하는
안정된 펀드운용을 강조한다. 따라서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도 듀레이션(용어설명
참조)을 길게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미 유통수익률 하락(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본 고객과 그 추세를 보고 펀드에 뛰어든 고객
모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펀드운용은
고객만족이다. 몇사람에게 행운을 듬뿍 안겨주는 게 아니라 골고루 이익을
배분하자는 주의다.
김 운용역은 지난해 강세장에서 변동금리부채권(FRN)을 조금씩 매집해놓은
게 지금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은 FRN을 구하기도 어렵다.
‘우먼파워추가형 단기채권 S-1호’에는 FRN이 60% 이상 편입돼 있다.
이게 금리 상승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인 것이다.
그는 안정적인 운용에 더 큰 무게를 두는 스타일이다.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가다가 더 큰 손실을 입는 주변 펀드매니저들을 지켜보면서 얻은
교훈은, 지난해 2~5월 금리가 상승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당시엔 듀레이션을 0.2 정도로 줄인 상태였다.
그는 이제 금리 상승기(채권가격 하락기)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 예컨대 금리 상승기에도 채권 만기를 엇갈리게 하는
펀드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그가 운용하는 스왑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4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5개의 스왑 펀드도 그의 손안에서
논다. 그는 스왑펀드를 통해 또다른 역량을 시험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채권시가평가 이후의 올해와 같은 금리상승기는 채권형 펀드매니저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자신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김 운용역은
개인들에게 지금 채권형에 가입하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가입하더라도 지금 같은 금리상승기에는 장기보다 단기적으로 운용하는
펀드가 안전하다면서, 되도록이면 듀레이션과 펀드 만기가 일치하는
펀드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김 운용역은 대학에서 어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숫자를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대학원을 졸업할 때는 채권투자와 관련된 학위논문을 썼다. 이후
대한투신의 지점과 영업판촉팀을 거쳐 펀드매니저로 입문했다. 하루하루
격전을 치르는 펀드매니저 생활도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월급 타서 펀드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일하는 자신이 매니저 생활
초창기부터 너무 주목받는 게 걱정스럽다는 눈치다.
장태민 기자 QuePasa@thinkmon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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