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석유화학 비중 늘리겠다

“25개 내외의 종목을 편입하고, 5개 종목은 예비 투자편입군으로 지정해놓습니다.”

LG투신운용 강언구(39) 팀장이 운용하는 엘지MP2000스파크 주식1호는 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꾸준한 수익을 냈다. 그는 장세에 따라 종목 편입비중을 달리했다. 5개의 ‘상비군’은 편입한 종목이 고평가될 때 교체선수로 투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편입비율을 많이 조정하는 편은 아니다. 주식을 75% 정도 편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장세에 따라서 5%포인트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법이다. 대신 벤치마크로 삼는 KOSPI보다 나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따라서 장기보유를 원칙으로 하지만 장세에 따라 종목을 교체하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들의 평균 매매회전율은 200%를 조금 밑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은행주 등 금융주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 재미를 봤다. 구조조정 등으로 은행주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금융주 비중을 확대했다. 예컨대 은행주가 차지하는 시장비중이 10%라면, 여기에 5%포인트 정도 더 비중을 확대하는 공격적인 방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울러 현대차와 LG전자 등 실적이 나아지는 종목들도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올해는 금융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전기전자, 석유화학 업종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강 팀장은 “지난해엔 내수부문이 강했지만, 올해 2분기 이후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 IT나 컴퓨터쪽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그는 업종 섹터별 비중, 투자종목 수, 종목별 비중 등을 조정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아울러 5개 관심종목은 항상 예의주시한다. ‘교체선수’의 몸상태를 평소 점검하는 것이다. 예비종목은 주로 전기나 전자부품, 소프트웨어 업종과 관련돼 있다고 한다.

엘지MP2000스파크주식1호가 높은 수익을 낸 걸 보면 선물이나 옵션을 활용해 차익거래를 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파생상품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주식쪽에 전념하기 위해서란다. 아울러 파생상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장세전망보다는 종목선정에 치중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90년부터 주식운용 업무를 담당했는데도 강 팀장은 여전히 공부하는 중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아직은 자신의 실적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이 몹시 부담스럽단다.

장태민 기자 QuePasa@thinkmone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