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서 시장주도주 잘 골랐다

동양투자신탁운용 박윤식(35) 매니저가 운용하는 ‘파워드림주식혼합1호’는 안정성장형이라는 펀드 카테고리를 무색하게 한다. 주식 편입한도가 최대 60%인 펀드가 상승장의 시장수익률 만큼 수익을 올렸으니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종목선정에 치중했다고 하지만 이른바 ‘신기한’ 종목들은 별로 없다. 중소형주로 꼽을 만한 것들이 한국제지나 코리아서키트 정도다.

박 매니저는 “종목선정을 잘 한 것 외에 별다른 비결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이 펀드에 수출 관련 대형주 10~15개를 집어넣어 운용을 해왔다. 여러 종목들을 집어넣는 게 아니라 큰 것들 몇개에다 비중을 두는 식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를 10% 정도 집어넣고 삼성전기, LG전자, 현대차, 하나은행, SK텔레콤 같은 종목들을 각각 5~10% 정도 포트폴리오에 채워놓았다. 결국 이런 종목들에 큰 비중을 두다보니 이번의 상승장에서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이 펀드를 운용하면서 시장수익을 이기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주식편입비가 수익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종목선정이 핵심이라는 얘긴데, 결국 상승장에서 시장주도주를 잘만 편입하면 시장수익률도 문제없다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우리의 펀드시장이 성장형, 안정성장형, 안정형 등으로 분류되지만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말한다. 장이 좋을 때 주식 포트폴리오가 시장수익을 웃돌면, 상대적으로 낮은 주식편입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안정성장형 펀드가 상승장에서는 지수상승률과 금리의 중간을 먹는다는 얘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역시 수출 관련 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지금보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는 셈이다. 수출 관련 대형주나 은행주가 이익개선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매니저는 포트폴리오의 40% 정도는 통안채를 편입했다. 통안채쪽은 매매를 통한 자본이득을 얻는 것보다 이자수익에 치중했다. 이 부분의 수익이 연 5.5% 정도 된다. 채권쪽은 안정된 수익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승부는 결국 주식이라는 얘기다.

박 매니저는 올해 이익이 크게 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큰 종목을 눈을 부라리고 찾는다. 즉 ‘이익규모’와 ROE로 대변되는 ‘이익의 건전성’간의 교집합에 해당되는 종목들이 그가 선호하는 물건이다. 지금 기업들의 ROE는 이미 시장금리를 웃돌 정도다. 아울러 앞으로 분기가 지날수록 이익규모가 늘어나는 종목들이 매력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업종별 성격을 따져서 그 가운데에서 가장 관심을 둘 만한 종목들을 찾는다. 특별한 종목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종목의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절하면 수익은 따라온다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시장을 볼 때 큰 추세만 참작한다. 일단 추세에 대한 판단이 서면 잔파도에는 연연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종목을 찾는 기준은 펀더멘털과 관계된 이익 외에도 다른 게 있다. “먼저 펀더멘털을 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 다음엔 특정 종목에 대한 시장의 인기도를 파악합니다.” 괜찮은 주식이라도 유동성면에서 문제가 있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박 매니저는 주가등락에 대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노력한다. 오늘 쌓인 스트레스가 내일까지 이어지면 투자판단 자체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는 나쁜 일은 빨리 잊고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는 오늘의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태민 기자 QuePasa@thinkmone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