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선물 베팅으로 추가추익”

“이 시점에서 채권형 펀드에 가입해도 괜찮습니다.”

여전히 많은 채권형 펀드매니저들조차 주식형이나 혼합형을 권하고 있는 마당에 교보투신운용 이철진 운용역은 채권형의 매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한다. 채권 금리는 바닥이었던 4.3%에서 현재 200bp(1bp=100분의 1%) 이상 뛰어올랐다.

지금 국고채 3년물은 6% 중반에서 금리가 형성되고 있다. 즉 금리가 오를 만큼 오른데다가 주식시장 역시 단시일에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가 괜찮다는 것이다. 이 운용역은 올해 금리의 고점을 6.7~7% 사이로 내다본다.

게다가 올해 금리의 상승분이 1분기에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금리의 상승세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금리가 조금씩 안정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에 운용에도 자신이 있다.

이 운용역은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매니저가 생각하는 금리의 방향성만 맞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그가 운용하는 ‘파워중기채권G~시리즈’는 모두 8%의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G~1, G~2, G~3, G~4 모두 대단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운용역은 우선 리스크가 없는 자산을 이용해 포트폴리오의 70% 정도를 구성한다. 만기수익률을 챙긴다는 생각으로 국고채를 바닥에 깔아놓는 것이다. 국고채와 통안채 등 안정자산이 90% 이상이다. 회사채는 10% 정도 차지한다. 듀레이션도 짧게 가져가 위험을 줄인다. 4개의 펀드 모두 듀레이션은 0.6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런 다음 현물이나 선물 거래를 통해 추가수익을 낸다.

“파워중기채권G~2는 채권 6개월짜리에서 5% 정도의 이익이 났고, 나머지 현물 거래에서 1%, 선물 거래로 3% 가량 수익이 낫습니다.”

선물에서 특히 수익이 많이 난 것이다. 그는 선물로만 5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한꺼번에 3천계약 이상을 매수로 지르기도 한다. 이 운용역은 금리의 방향성을 감각적으로 느낀다. 일봉 차트를 보면서 시장의 힘을 감지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오버슈팅’(과열)과 ‘언더슈팅’이 많이 일어나 눈치빠른 매니저들이 짭짤한 자본이득을 얻었다. 이 운용역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룻동안에 금리가 100bp 이상 네번이나 출렁거릴 때 다 먹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이런 일들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는 게다가 지금 채권시장에는 강자들만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쉬운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회사채 편입비율이 낮은 것은 우선 이것들을 분석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 방향 예측에 치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여간 선물을 수천개씩 지를 때는 손끝이 짜릿짜릿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는 지난해에 휴가도 쓰지 못했다. 펀드에 자금을 맡긴 개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시장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방향성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휴가까지도 함부러 쓰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장태민 기자 QuePasa@thinkmone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