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신운용 김황래(40) 이사는 금융가 이곳저곳을 넘나들었던 사람이다.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하다가 종금사, 재보험사, 증권사를 두루 다녔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우리투신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면서 주식형 펀드매니저로 합류했다. 늦깎이로 투신권 펀드매니저라는 감투를 쓰기는 했지만, 김 이사는 현재 우리투신의 주식운용을 전담하다시피 한다. 그는 특히 ‘스톡피킹’에 자신감을 내비친다. 김 이사는 회계사 경험 때문에 남다른 시각으로 회사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회계법인에서 감사를 했던 회사들은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봅니다.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습니다.” 그는 재무제표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디폴트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들에는 손을 안 댄다. 그가 들려주는 얘기의 한 대목이다.

“코스닥이 한창 뜰 때 코스닥 등록 주식에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는 코스닥 종목을 편입하지 않는다고 욕을 퍼부어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죠. 결국 2000년 5월 코스닥이 폭락했습니다. 물론 칭찬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요.”

김 이사는 가치주와 성장주를 분리된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굉장히 대립되는 개념으로 쓰는 사람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장성이 큰 종목이 가치도 큰 법이다. 그도 미래가치를 할인, 현재화한 가치를 ‘가치’라고 얘기한다면 당연히 가치주쪽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허황된 종목보다는 꾸준히 성장하는 제조업을 좋아하는 편이다.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관련 종목을 보는 시각도 좀 다르다. 이쪽 기술이 일본을 넘지 못하는 상황, 즉 갭이 유지되고 있지만 후발 국가들은 우리를 급속히 따라오고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좀더 정밀하게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이사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기업들의 이익이 좋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식편입비를 높이면서 시장에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장이 상승한다는 가정하에 매매전략을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물론 단기적으로 장이 빠질 것 같으면 선물매도 헤지로 대응할 것이다.

그는 다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관련 업체인 아이디스나 제약업종의 유한양행 같은 종목들이 크게 한번 수익을 내줄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우리투신에 둥지를 튼 지 두달밖에 안 된 만큼 그는 포트폴리오의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자신의 포트폴리오는 약세장엔 강하고, 강세장엔 좀 약한 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매일 포토폴리오, 시장분위기 등을 체크하면서 시장패턴을 분석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장태민기자 (QuePasa@thinkmon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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