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위험자산으로 상쇄한다면, 그만큼 안전한 것도 없습니다. 현물주식이 맥을 못출 때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죠.”

마이다스에셋 오종문(39) 상무는 파생상품의 강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파생상품을 등한시하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이 빠질 때 선물이나 옵션을 걸어서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운용상의 편리함도 무시할 수 없다. 예컨대 덩치가 큰 펀드를 운용하면서 주식편입 비율을 줄이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원하는 만큼 주식을 팔려고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잔손도 수없이 간다. 그렇지만 콜옵션 매도나 풋옵션 매수를 걸어 간단히(?) 현물주식을 파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마이다스에셋에는 전통시장에서 시세를 보는 매니저와 파생상품을 다루는 매니저가 반반을 차지한다. 파생쪽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얘기다. 더불어 파생을 곁들이지 않는 전통적인 운용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이다스에셋은 국민연금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맡긴 운용사 가운데 하나로, 모두 1500억원의 운용자금을 맡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 상무는 파생쪽을 잘 모르고 운용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9·11 테러사건 때 많은 증권사에서 옵션투자를 잘못해 수십, 수백억원을 날린 경우도 있었다. 오 상무는 당시 이들이 옵션투자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한다. 오 상무는 전 직장인 은행에서 근무할 때부터 파생상품에 관심이 많았다. 90년대 중반 선물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할 때 이론적인 백그라운드를 쌓은 것이다. 복잡한 수식을 풀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선물거래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차근차근 공부를 했다. 자산운용을 할 때 특히 이 부분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한다. 요즘처럼 장세 예측이 쉽지 않을 때 오 상무는 직원들에게 냉정해지라고 말한다.

“장이 빠지거나 급변할 때 냉정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민을 한 다음에 포지션을 설정하는 게 아니라, 포지션을 설정해놓고 장을 응원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장을 응원하거나 해설하려고 해서도 안 되고, 탓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저녁 9시쯤 퇴근하는 오 상무는 야구광이기도 하다. 야구 명문인 천안북일고 출신답게 가끔씩 야구장에 들러 머리를 식힌다. 자산운용할 때 위험헤지가 필요하듯이, 일상생활에서도 일과 여가를 적절히 섞는 게 중요해보인다.

장태민 기자(QuePasa@thinkmone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