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전도사 자임,,,다양한 인덱스 펀드 나올 것

" 한 번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잘 굴러가는 펀드가 저의 관심사입니다."

종목을 고르느라 머리를 싸매는 일도 없고, 잦은 매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지도 않는다. 그저 기준이 되는 인덱스를 추종하는 현물 바스켓을 구성해 별 탈 없이 굴러가게만 만들면 된다.

PCA 투신 이병렬(36) 차장이 운용하는 'MSCI인덱스펀드(펀드확대경 참조)'의 특징이다. KOSPI200을 추종하는 순수인덱스 펀드와 다른 점이라고는 MSCI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것밖에 없다. 물론 '경쟁상대'는 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인덱스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인핸스트(enhanced) 인덱스 펀드다. 어떻든 이 차장은 이 상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우선 몇 가지 이유를 들이댄다.

이 차장은 우선 일관성 있는 지수 구성 방법론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MSCI지수가 신뢰를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실제로도 종합지수나 KOSPI200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는 경험적 사실이 그를 매료시킨다.

" 실제 액티브 펀드를 한 번 보면, 이 가운데 10년 이상 검증을 받은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MSCI코리아인덱스'는 88년부터 산정돼서 지금까지 줄곧 검증을 받은 결과 일반 인덱스 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MSCI 코리아인덱스는 2천년 초부터 지난 3월 7일까지 종합지수와 KOSPI200 대비 17.31%, 17.10%의 초과수익을 나타냈다. 대략 매년 5%씩 아웃퍼폼(Outperform)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간을 더 길게 잡아도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차장은 이밖에도 MSCI지수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 운용자의 시장관이나 실수가 개입될 여지가 없는 점 등이 이 펀드의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운용자의 주관적 개입이 자제된다는 점은 모든 인덱스 펀드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장단점이 있다.

그가 선을 보인 이 펀드는 시기를 잘못 만나 꽤나 고생을 하고 있다. 원래 지난해 초에 이 펀드를 출범시키려고 결정했지만, 직접 판매에 들어간 것은 지난 해 하반기다. 그 결과 지수가 꼭지를 찍고 내려올 때 이 펀드에 시중 자금이 입질을 하기 시작했으니 인덱스 펀드 매니저로서 안타깝다.

모든 펀드매니저가 마찬가지겠만 이 차장도 장기적으로 롱런할 수 있는 펀드를 꿈꾼다. 단순히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꾸준히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가 그의 관심사다. 그런 점에서 이 펀드를 믿고 있다. 물론 시장이 앞으로 좀더 성숙한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 지금 상황에선 아주 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MSCI인덱스 펀드를 비롯한 색다른 인덱스 펀드들도 시장에서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시장이 좀더 풍성해지면, MSCI지수를 활용한 그로쓰(Growth) 인덱스, 밸류(Value) 인덱스 등으로 가지를 쳐보는 게 그의 바램이다. 아울러 각종 인덱스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시장의 많은 파생 관련 매니저들처럼 이 차장도 90년대 중반 선물, 옵션시장이 열릴 때 이런 쪽을 '전공'으로 택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왔다. 하지만 전공 선택은 우연에 가까웠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평범한 회사원이 될 뻔도 했지만, 우연히 대우가 좋을 것 같은 증권사에 들어간 게 그의 진로를 바꿔 놓았다. 92년부터 증권사 자산운용팀에서 일하다가 90년대 중반 선물 옵션 시장이 문을 열자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그 일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98년 12월엔 전임자가 망가뜨려 놓은 대형 차익거래 펀드의 뒷수습을 맡으며 고생을 했다고 한다. 99년엔 투신사로 옮겨 펀드매니저 생활을 지속했지만, 솔직히 일에 비해 성취감이 적어 상대적인 빈곤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잠시 '재야'에 나가 옵션을 운용해 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라'는 업계의 요청을 받고 이 세계에 복귀했다. 그는 현재 PCA투신의 인덱스 펀드 뿐만아니라 옵션 펀드 등 파생관련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다. 물론 MSCI에 대한 믿음은 대단하다. 그는 내심 정말 괜찮은 인덱스 펀드가 여기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해 보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