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출신들로 팀 정비,,,일임펀드 강점 장기

“처음 여기로 와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는 데 한 달이 걸렸습니다. 고유가 아닌 신탁이라 유동성 부족한 주식들을 정리하는 게 쉽지는 않았죠.”

마이애셋 조한욱(40) 이사는 올해 초 이 회사의 자산운용본부장으로 부임해서 지난해 말까지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던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을 한 달 남짓했다. 그러다 1분기엔 포트폴리오 내의 주식 편입비를 대폭 줄여 시장에 대응했다.

펀드는 생각보다 많이 망가져 있었지만, 시장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1분기가 지나자 다시 펀드에 주식을 가득 채워 성과를 올리면서 내내 죽을 쒔던 마이애셋 펀드의 이미지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조 이사는 조직 정비의 총대를 멨고, 회사는 보험업계 출신을 중심으로 조직이 바뀌었다. 사실 펀드매니저 중엔 투신업계에서 시작한 운용역도 많지만,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여타 금융권 출신들도 만만치 않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주식팀장과 채권팀장, 운용본부장까지 보험업계 출신이 꿰차고 있는 경우는 무척 예외적이다.

조 이사는 보험업계 출신들의 장, 단점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우선 조 이사 자신을 비롯해 팀원들의 운용스타일이 보수적으로 안정수익을 내는 데는 일각연이 있다고 판단한다. 즉 현재 시장지수 등 이른바 벤치마크 초과수익을 내는 데만 익숙한 매니저에 비해 수익자가 요구하는 절대수익을 내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마이애셋의 운용자산 중 일임자문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뮤추얼 펀드 수탁고 등 겉으로 파악되는 운용규모는 전체 자산의 절반도 안 된다. 어떻든 일임자문 등 기관의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마이애셋은 작은 운용사이고, 그 자신은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일에서 보람을 찾아야 할 듯하다. 회사의 자본금 규모는 이미 새로 시행될 자산운용법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도 남지만, 앞으로는 수익증권을 팔아 규모를 키워야하는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조 이사는 마이애셋이 현재 가장 일반적인 투신의 운용스타일, 즉 통상적인 벤치마크를 초과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는 구성하는 일에도 그다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연초 후 개편한 회사의 모델포트폴리오는 시장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현재 마이애셋이 개인 고객을 상대로 중점적으로 팔고 있는 상품은 ‘애국성장형 펀드’인데, 올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개선 흔적이 가장 뚜렷한 편이다. 이 펀드는 이 회사의 모델포트폴리오를 대변하고 있다.

조 이사는 자신의 장기를 단순히 주식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자산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찾는다. 주식 운용을 많이 하면서 맛본 짜릿한 성취감 만큼 감동적인 것인 것은 없고, 좋은 회사들을 좋은 위치에 갖다 놓을 수 있는 것 만큼 설레이는 것도 없지만 과거 보험사 등에서 쌓았던 경험은 그에게 보다 큰 시야를 열어줬다. 주식을 운용할 때에도 채권 등 다른 분야에 대한 감이나 분석이 필수라고 느끼는 것이다.

“주식매니저로서 주식에 함몰되기 보다는 큰 그림을 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분기에 주식 익스포우저(exposure)를 줄였다가, 다시 4월부터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에 매크로 전략을 많이 해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의 고생문은 하반기에도 닫히지 않고 있다. 상반기엔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시장대응을 하면서 고생한 만큼 짜릿한 손맛을 봤지만, 하반기 특히 지난 9월엔 종목별로 시장이 조정을 받는 바람에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한다. 당시엔 스스로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성장형 펀드내 주식비를 85% 이상 유지할 계획이다.

조 이사는 지난 88년 (주)대우 해외 영업 파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래 삼성화재, 삼성투신 등에서 주식운용을 담당했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 자산운용 파트에서 10년 남짓 근무하면서 주식운용 뿐만 아니라 투자전략 등 큰 그림을 그리는데도 관여했다. 지금은 주식매니저로서 뿐만아니라 주식팀과 채권팀을 총괄하는 운용본부장으로서 변화의 시기에 큰 짐을 떠맡고 있다.

<장태민 amigo@zeroin.co.kr>(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