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삼성전자를 12월 30일 종가 450,500원에 샀다면  6월 3일 종가를 기준으로 거둔 수익률은 8.5%다.(계산 편의상 각종 수수료는 뺐다.). 그러나 12월 30일 이 주식을 사면서 기대했던 수익률은 이것보다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지금 투자를 하면 얼마나 더 벌 수 있지? 여러 가지 요인을 넣어서 예측해 보자는 것이 이 모형의 골자다.

여러 요인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기대 수익률이란 것은 각 요인별 수준과 위에서 그리스어로 '람다'라고 표현된 기울기(민감도)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그 기대가 이뤄질지 아닌지는 또 다른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IMM투자자문사는 주식 잘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투자자문사 뭐 거기서 거기지’ 싶지만 조직도가 평범하진 않다. 철저하게 애널리스트 중심으로 돼 있다. 펀드매니저가 없고 대신 트레이더만 있다. 통상적으로 자문사는 운용 프론트에 있는 매니저가 중심에 서 있기 마련이다. 자문사라는 작은 조직에서 많은 애널리스트를 유지하기에는 살림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IMM은 철저하게 ‘우리는 애널리스트 위주로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종목 위주로 투자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자산 배분은 거의 안 합니다.’라고 아예 딱 잘라 말한다. 이렇게 단호하게 말을 꺼낸 사람은 다름 아닌 IMM자문의 '투자전략가'인 김영호 상무(40)다.

기업분석팀장이 그런 말을 했다면 충분히 이해.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투자전략가인 김상무 입에서 언뜻 들으면 자신의 밥그릇(?)에 상당한 누를 끼칠 수 있는 말이 튀어 나온다. 자신의 역할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되려 숨기려 든다. 그런데도 IMM에서는 김상무가 왜 필요하고, 또 바로 당사자가 자칫 오해 살 말을 함부로(?) 한 이유는 뭘까?

장황한 재무론을 들먹였던 이유가 바로 이런 오해를 피해가기 위해서다. APT 모형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굳이 검증된 모형이 아니어도 좋다)을 들이대도 여러 변수가 서로 영향을 미쳐서 기업의 실적 예측치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선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들 변수가 시장상황에 따라서 어느 정도로 예측치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민감도다. 그리고그 민감도에 따라서 결과가 아주 딴판으로 나타난다.

김상무는 바로 예측에 사용되는 요소와 각 요소가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민감도’를 좌우하는 사람이다. 투입 변수 수준과 기울기가 미세하게만 변해도 기업 가치는 확 달라진다. 그래서 ‘민감도의 微學(美學이 아니다)’이다.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선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둬야 할까? 이것은 연구자마다 제각각이다. IMM은 어떤 종목 중심의 리서치를 하기 때문에 주가하락보다는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될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을 최대의 리스크 관리라고 여긴다.

김상무는 국내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OECD선행지수를 유심히 본다. 기업 실적 추정을 할 때 환율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차입을 하는 기업이라면 이자율 수준도 만만치 않은 변수다. IMM 애널리스트들은 김상무가 정해준 환율 수준을 실적 추정 모형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