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투자하는 Hedge Fund 투자 전문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항상 고민이다. 오늘은 뭘 먹어야 하지? 어제와 다른 뭔가를 먹고 싶지만, 그러나 결과는 늘 똑같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메뉴로 대충 떼우며 그저 그렇게 만족하는 것이다. 이럴 때 음식의 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맛나고 좋은 메뉴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뷔페처럼 파는 식당이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펀드에도 뷔페 같은 펀드가 있다. 이름하여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s)이다.
보통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기초 상품에 투자한다. 하지만 펀드 오브 펀드는 펀드에 투자한다. 보통 펀드에 있어서는 주요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투자 철학의 제1원칙으로 삼는다.
그러나 펀드 오브 펀드는 이러한 분석뿐만 아니라 펀드운용회사와 매니저 등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빼 놓을 수 없는 투자 원칙으로 한다. 향후 펀드가 안정적이고 양호한 성과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시 이러한 정성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펀드에 투자하는 운용은 수익자의 목표수익과 위험수준을 맞추기 위해 계량분석이외에 운용회사, 매니저 등의 정성평가가 추가되어야 합니다. 특히 펀드의 수익을 크게 좌우하는 매니저, 즉 사람에 대한 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운용의 김형남 매니저의 말이다. 김형남 매니저는 해외 헤지 펀드를 대상으로 펀드 오브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앱솔루트리턴 시리즈가 그가 관리하는 펀드이다.

김형남 매니저는 9명으로 구성된 삼성운용의 글로벌 사업본부 해외투자팀에서 Fund of Funds 같은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삼성운용이 설정한 해외투자 펀드의 대부분은 해외 헤지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 형태이다.

김형남 매니저의 이력은 여느 매니저와 다르다. 그의 꿈은 인공지능을 가진 자동차 개발이었다. 이 꿈을 위해 그는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던 그에게 대학 3학년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 시점이었다.

“인간에게 초점을 둔 경영학에 대해 매력을 느껴 진로를 변경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간 같은 자동차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매력으로 발전했다고나 할까.
이후 김형남 매니저는 대학내에서 경영학과로 전과하기 보다는 해외에 있는 Purdur University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삼성화재 해외투자파트 고유자산 운용매니저로 입사하면서 해외투자업무에 첫발을 두게 되었다.
이때 지금의 삼성운용 해외투자본부 엄태종 본부장을 만났고, 헤지펀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엄태종 본부장은 뉴욕에서 직접 Fixed Income Hedge Fund를 다년간 운용하고 헤지펀드 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김형남 매니저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헤지펀드 선택시에는 무엇보다 그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함을 느꼈다.

"미래 안정적인 수익을 보일 헤지 펀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량적 분석에 의해 투자대상 헤지펀드가 정해지면 투자 전에 직접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 직접 찾아가서 담당매니저와 직접 면담후에 최종 투자여부를 결정합니다."

신뢰감을 주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자기 자랑만 하고 교만한 사람은 제외합니다. 자신의 단점을 솔직히 말하는 사람인지 단점에 대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는지 등 그 이면의 내용을 대화를 통해 파악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김형남 매니저는 매니저로서 느끼게 되는 책임감과 압박감에 대한 스트레스를 ‘잘 잊는 것’으로 해결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의 이면에는 스트레스 자체는 잘 잊지만 그 원인과 해결방법은 기억할 것이라는 암시가 담겨져 있다고 본다.

운용철학에 대해서는 아직 내공이 적다는 것으로 겸손을 보이면서도 투신사 매니저로서 안타깝게 느낀 점은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한다.

“헷지펀드의 경우 전략상 안정적인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서는 3～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데 현재의 투신 상품이 너무 단기라서 안타깝습니다.”
고유자산의 경우는 장기간 운용이 가능하나 투신상품은 수익자의 기간선택(Time Horizon)에 따라야 하는 점이 있다. 수익자의 단기 자금운용이라는 Needs에 맞게 운용하고 있지만 수익자에게 더 우수한 성과를 줄 수 있는 장기펀드 운용에 대한 바람을 언급한다.

해외투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불확실성이 높다. 그러나 진정한 위험은 위험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지 위험요소를 인식하고 있다면 이것은 위험이 아닌 기회이다.
투자기간도 마찬가지이다. 해외 유수의 자산운용회사가 들어오고 있는 지금, 국내 시장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당당히 넓혀가고 있는 매니저에게 더 안정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장기투자 기회가 빨리 오기를 김형남 매니저는 고대하고 있다. <김양진>(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