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저만의 장점이 뭐가 있을까요. 아마도 대학 때부터
줄곧 한 우물을 팠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죠.”
신한투신운용 박세익(31) 과장은 학창시절에 재무관리 과목의
투자론에 푹 빠져 있었다.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을 때도 투자론만 공부했다. 1997년 8월 유학을 가기
전엔 한 자문사에서 2년6개월에 걸쳐 실무경험을 익혔다.
특히 박 과장은 파생상품쪽에 관심이 많아 93년 학창시절엔
학술회를 열기도 했다. 그때부터 그는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매니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그는 오랜 기간 하고 싶어 하던 일을 준비해온 만큼 아주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 현재 박 과장은 차익거래 펀드,
특정 펀드의 옵션부문 담당, 공모주 펀드, 하이일드 펀드,
시스템 인덱스 펀드 등 파생상품과 관련한 다양한 펀드를
운용하는 전문인이 됐다. 파생상품 운용에 본격적으로 손을
댄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동안 차익거래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수익을 내줬고,
300억원짜리 하이일드 펀드도 5.8% 정도의 수익을 냈다.
물론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그 자신이 모든 정성을 쏟았다고
얘기하는 옵션 펀드인 하모니분리과세 펀드가 그런 경우다.
올해 들어서는 손실을 많이 줄였지만, 펀드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바람에 완전히 원상회복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박 과장은 ‘파생’을 다루는 많은 젊은 매니저들처럼 파생상품의
매력을 얘기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는 “종목을 발굴하는
수익을 얻는 보람도 좋지만, 베이시스트레이딩을 통해 간단히
수익을 내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파생을
이용하면 수익과 손실의 최대·최소치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패시브 펀드나 시스템 펀드가 더욱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농 섞인 얘기를 하나 꺼내면, 박 과장은 유학시절에도 파생상품을
활용한 적이 있다. 97년 유학을 가기 전에 환율이 850원이었는데,
한 학기가 끝나자마자 환율이 2천원으로 급등한 것이다.
경비측면에서 이만저만 곤란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기지를
발휘했다. 학교쪽에 요구해 수업료를 달러당 1350원에 고정시키는
지혜를 선보인 것이다. 그는 ‘1350원으로 졸업을 했다’고
말한다.
박 과장은 모든 일은 경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예컨대 골프선수는 필드 매니지먼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듯이, 박 과장 자신은 펀드 경영자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경영에서는 수익을 내는 일 못지않게 위기관리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파생을 다룰 줄 알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강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