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또는 재테크에 임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손실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투자 경험이 짧고, 소득이 적을수록, 투자할 여유자금이 적을수록, 투자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욕구에 미달하는 소득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큰돈을 벌고 싶은 조급한 투자자 또는 절대소득이 작고 혈기 왕성한 젊은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불리한 여건 때문에 투자게임에서 승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젊은 투자자의 경우 시간이라는 엄청난 자원이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보통 적은 자기자본으로 시작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자본을 차입하여 투자를 감행하기도 한다. 승률이 높을 경우 일해서 모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그리 만만치 않다. 특히 빠른 시일 내 큰돈을 벌고자 하는 조급한 투자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객관적인 판단력을 스스로 더욱 흐리게 만든다.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변동에 베팅하는 치고 빠지기 전술을 계속 구사한다. 장기 투자도 쉽지 않은데 알 수 없는 수많은 변수로 급변하는 단기변동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첫 투자가 10% 두 번째 20% 세 번째 30%의 연승을 올린다 하더라도 네 번째 몰아친 한방이 50% 손실을 볼 경우, 그 동안의 수익과 함께 원금까지 까먹게 된다. 이때 차입까지 한 조급한 투자자는 상실감과 공포감에 휩싸여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고자 대부분 재빨리 처분해 버린다.

장이 지지부진하고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50% 손실도 속이 쓰린데 이자까지 물어야 하니 신속히 수익 낼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이 최악의 상황이어서 매도한 종목이 다시 가격을 회복하면 조급한 투자자는 오히려 더 큰 상실감을 얻게 된다. 그러면 객관적인 판단력은 더욱 흐려지고 초특급 베팅을 준비한다.

또한 소득이나 축적된 자산이 많지 않아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조급한 투자자는 절대금액이 적기 때문에 1년에 10% 에서 20% 수익이 나더라도 간에 기별이 안간다. 마음 조리며 기껏 투자해봐야 생활에 보탬이 안된다.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으면서 투자한 돈이 손해라도 나면 ‘상실감’ 그 자체가 된다. 그래서 고안해 내는 것이 이런 수익을   1년에 여러 번 올리는 것이다. 결국 단기변동성에 베팅하게 된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투자게임에서 패배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투자에 앞서 돈 벌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목돈으로 여유롭게 장기투자 할 수 있어야 하고 시장이 급락해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실패해도 먹고 사는데 크게 지장이 없어야 한다.

 

우선 만일의 사태로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돈이 들어갈 수 있는 가정의 위험을 방어한 다음 목돈을 만들어서 여유자금으로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롭게 투자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하면 실패해도 시장에 남아 있으면서 투자경험을 축적하게 되고 성공적인 투자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 등으로 가정의 위험을 먼저 방어하지 않으면 깨진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격이 된다. 목돈은 낮은 수익률로도 절대금액이 크기 때문에 수익률에 대한 느낌이 다르고 원금손실을 극도로 꺼려 안정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 원금을 까먹지 않는 원칙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조급함은 객관적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구조적으로 손실을 보게 되어 있다.

 

소득이나 자산이 많지 않아 희망줄 놓은 경우 우선 끈기 있게 돈 벌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보자. 그럼 어느 시점부터 서서히 풀려 나갈 것이다. 계산기로는 계산되지 않는 ‘기회의 승수’가 나타날 것이다.  단, 빨리 시작해야 한다.

 

 

CFP 홍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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