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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후생활비 준비는 부모의 의무다
작성일	2009-04-09 17:56:14	조회	4956
2003년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는 약 1만 5천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의 유럽에서는 두 가지의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첫 번째는 환경파괴에 따른 지구온난화 문제였고, 두 번째는 노후대책에 관한 문제였다. 뚱딴지같이 노후대책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 당시 사망자의 대부분이 노인이었으며, 그중에서도 경제적 능력이 없는 독거노인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이러한 상황을 ‘울리지 않는 전화기 옆에서, 활짝 열린 냉장고 앞에서, 노인들이 죽어가는 사회’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외로움과 질병, 빈곤은 노후 생활에 있어서의 가장 큰 적이며,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노인들도 예외일 수 없었던 듯하다. 만일 우리나라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가 중 가장 불안정한 사회보장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노후준비에는 가장 소홀한 나라이기도 하다.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 한국 UN의 정의에 따르면,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을 기준으로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super aged society)로 분류한다. OECD 가입국 위주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대책마련과 준비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2002년 UN이 주최한 세계 고령화 회의에서 코피아난 전 사무총장은 고령화를‘시한폭탄’에 비유하였고, WHO는 고령화를‘조용한 사회혁명’으로 정의했다. 그만큼 고령화가 전 세계 사회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삼성경제 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2000년에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2018년에는 14.3%로 고령 사회에,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수의 선진국들이 고령인구 비율 14% 이상인 고령 사회로 접어든 상황에서 우리의 고령화 추이는 그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령화 진행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그 부정적 영향은 클 것으로 판단된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걸린 기간을 국가별로 비교하면 프랑스가 154년, 미국 94년, 이탈리아 79년, 독일 77년, 일본이 36년이 소요되는 반면, 한국은 26년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프랑스의 약 6배 수준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50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인구의 38.2%를 차지하여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가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인구의 감소와 부양인구의 증가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은 줄고, 세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증가하며,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사람은 줄고, 연금을 받는 사람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물론, 사회보장제도는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불안정성은 순차적으로 보완될 것이나, 세계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자랑하는 프랑스가 그랬던 것처럼 국가가 5천만 국민의 노후를 모두 책임져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추세를 한국인의 정서와 연계하여 생각해보면, 노후준비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인 1.1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가 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두 명이 결혼해서 1명을 출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략 30년 후의 미래에는 외동아들과 외동딸이 결혼하여 양가부모 4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자녀들 또한 자녀를 낳아 키우고, 집을 장만하고,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하면서, 부모의 생계 또한 부담해야 할 것이다. 부모로써, 평생 존경받으면서 떳떳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현대의 사회에서 준비되지 않은 노후에 견뎌야 할 것은 빈곤한 생활과, 외로움, 질병뿐만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효(孝)가 중시되는 한국사회에서 가난한 부모를 제대로 부양할 수 없다는 심리적 고통과 자책감에 살아가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괴로움 또한 감수해야 할 것이다. 노후준비, 지금부터 시작해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녀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한다. 실제로 30대 중반이 넘은 대부분의 가장은 자녀 교육자원의 조달로 인해 부부의 노후 준비에 미흡할 수밖에 없으며, 노부모 봉양이라는 짐 또한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상 현재의 30대~40대 부부를 대상으로 노후필요 생활비를 조사하면 상당수가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현재 노부모에게 위의 상당 금액을 지원해 드릴 수 있는 가장이 얼마나 되는가. 특히 우리의 자녀 세대는 양가 부모님을 봉양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릴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20년, 30년 뒤의 노후준비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오늘 당장 준비하자. 빈곤한 노후의 비참함을 피하기 위해서나 풍요로운 노후의 따사함을 느끼기 위해서도 아닌 자녀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노후생활비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또한, 당장 시작하지 않는다면 향후 준비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상윤 (주)머니트리 재무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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