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니 이제는 그 역시 식상한 말이 되어 버렸다. 특히 현재의 20-30대 들은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매체를 사용하는데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더더욱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정보의 양이 많다는 건 일단 장점이 될 수 있다. 한정된 정보 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많은 정보 중에서 정확한 정보를 어떻게 선별해 내는가 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신뢰하게 되면 자신에게 득이 아니라 실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독이 될 수도 있다.

재테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금융 상품에 대한 정보들이 여러 매체들을 통해 쏟아져 나온다. 굳이 각 금융기관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닌 이상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들을 100%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본인의 이해 정도는 생각하지 않고 쉽게 인터넷의 정보들을 정확한 정보라고 믿어버리는 데에 있다. 이처럼 정확하지 않거나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어설픈 지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한 박 모양(25)양도 스스로 세운 계획에 대한 상담을 받지 않았다면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한 오류를 범할 뻔 했다. 박 모양은 대학교의 행정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소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시기임에도 자산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절감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래서 그 계획에 대해 검증을 받고 싶은 것이 필자에게 인터넷을 통해 상담을 의뢰한 목적이었다.

 일단 목표가 매우 뚜렷한 점이 긍정적 이었다. 스스로 계획을 세웠음에도 단기, 중기, 장기 목표로 구분하여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단기 목표는 결혼자금, 자기 계발을 위한 비상 자금 이었고, 중기 목표는 자녀 교육비와 주택자금, 장기 목표는 은퇴자금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취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월 수입이 130만원 임에도 불구하고 저축 및 투자 자금으로 월 100만원을 할애하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게다가 약 77%의 저축률을 가지는 이 계획을 꾸준히 실행하겠다는 결심이 매우 확고했다. 이러한 계획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필자는 놀랐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자금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하는 방법에 있어서 정확하지 않는 정보로 인해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박 모양이 계획한 포트폴리오는 이러했다. 결혼자금을 위해서 매달 40만원을 상호저축은행에 불입한다.(연 6.0% 이율) 자기계발 비용을 위한 비상자금으로 CMA에 월 10만원을 적립한다. 중기목표인 주택자금을 위해 주택청약종합통장에 10만원을 불입한다. 교육자금을 위해 공시 이율형 저축보험에 월 20만원을 불입한다. 장기목표인 은퇴자금을 위해 공시 이율형 연금 저축에 월20만원을 불입한다.

 물론 위의 계획이 완전히 잘못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 모양의 나이와 결혼 계획을 고려해 보았을 때 지금부터 교육자금의 마련을 실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리고 결혼자금을 위한 적금 외에는 모두 장기 상품에 자금이 묶이는 문제점이 있다. 유동성에 있어서 위험성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또 재무설계의 기본인 위험설계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 더해 저축 보험과 연금 저축 상품에 대해서도 장점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고 있었을 뿐 각 상품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상품이 본인의 계획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일단 우선 순위의 조정에 합의한 후 수입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늘어날 때 까지는 결혼자금과 은퇴자금 두 가지 목표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청약저축 10만원과 자기계발을 위한 비상자금 월 10만원은 유지하고 결혼자금으로 상호저축은행에 25만원, 펀드에 25만원을 불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은퇴자금으로 변액 연금 상품에 25만원을 투자 하기로 했다. 현재의 소득으로는 연금저축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소득공제 혜택이 매우 적고, 장기 투자로 인한 수익을 더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연금저축이 아닌 변액 연금으로 은퇴자금 준비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5만원으로 위험보장에 대한 준비를 실손 보험을 통해 하기로 했다.

 물론 앞으로 소득이 늘어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적절한 변경이 필요하겠지만 좀 더 합리적인 재무설계 계획으로 자산관리의 첫 발을 내디디게 되었다는데 고객은 만족해 했다. 다행히 박 모양이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상담의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안 상담을 해보면 의외로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는 20-30대 고객들이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맹신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우 필자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는 속담이 있듯이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맹신은 생각보다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인터넷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정확한 금융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꼭 정직한 전문가를 통해 본인이 획득한 정보를 검증해 보기 바란다. 그러한 정확한 정보는 당신을 올바른 재무 계획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고 올바른 재무 계획은 분명 당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 정 훈
AFPK/공인재무 설계사
다음 카페 "재무설계로 푸는 부자의 꿈"
(//cafe.daum.net/Moneytree) 운영자
한경비지니스 칼럼니스트
월간골프 칼럼니스트
서울시복지재단 & 한국FP협회
파이낸셜플래닝 전문강사 및 상담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