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제일 좋은 방법은 빚지지 않는 것이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는 “빚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면 절대 빚지지 말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가구당 빚이 4128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 수치는 2007년 3천800만원 이었던 것이 1년 새 280만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부담능력인데 2007년 기준 가구당 부채 액이 연간 처분 가능한 소득의 3배를 넘는 고 부채 가구의 채무 비중은 32%가 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빚은 나쁘다라고 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열심히 저축하는 사람들은 이자를 받더라도 실제 구매력을 감안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대로 채무자는 갚아야 할 원금의 가치가 떨어져서 갚아야 할 돈이 줄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빚도 자산”이라고 생각해 자산운용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빚은 잘 쓰면 약이고 잘못 쓰면 독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빚을 내야 할 상황이라면 반드시 상환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시대, 다시 말하면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시대에는 빚은 빨리 갚아야 한다. 자산을 구입하기 위해 빚을 냈다면 자산을 처분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산가치가 하락한다고 하더라고 갚아야 할 원금은 줄어들지 않고 이자는 이자대로 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분이 여의치 않으면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은 부양을 위해 인위적인 저금리를 펴고 있지만 언제 금리가 올라갈 지 모르기 때문이다.

빚은 미래에 써야 할 자산을 당겨쓰는 행위다. 그리고 대부분의 빚은 과소비에서 비롯된다. 무심코 할부를 이용하는 것이 빚의 늪에 빠지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의 일은 늘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늘 갚아나갈 수 있을 상황에서도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신용불량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낭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별일 없다가 가족 중에 누군가 아파서 급하게 돈을 돌리다가 신불자가 되는 경우는 흔한 얘기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빚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공감할 것이다. 금방 갚겠다고 다짐했던 빚은 어느새 한도를 채우고 상환은 요원해진 경험은 흔히 찾을 수 있다. 통제할 수 있는 범위만큼 빚을 관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빚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자신이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상환 계획을 짜지 않는다면 빚은 어느새 갚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어느 경우에도 절대로 사채를 빌리는 상황까지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빚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면 신용회복기금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신용회복기금의 운영을 맡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와 신용회복위원회는 연체이자를 면제 하거나 감면하는 방법과 대출 원금을 장기간 나누어 내는 방법을 통해 개인의 채무조정을 도와주고 있다. 그러나 해당하는 요건이 다르기 해당되는지 여부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경우 대출 원금까지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길이 있다. 또한 싼 이자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대출 방법도 함께 강구해보자.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빚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무료로 상담해 주는 곳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얼마 전 모녀를 자살로 몰고 간 대출 사건을 살펴볼 때 좀 더 일찍 상담기관을 찾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면 자살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20~30대의 사망률 1위가 자살이고 대부분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빚에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고통스러운 일이다. “빚은 저승사자다”, “그리고 반드시 갚아야 한다.”

                                                                        머니트리